[남성육아응원단] (광산구) 아이와 함께 마주한 삶의 소중함
- 등록일 : 2026-07-2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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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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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26년 광주여성가족재단 남성육아응원단 광산구 대표

광주시립극단연극<오스카와 장미할머니> 관람후기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무대를 바라보는 일을 넘어선다. 공연이 끝난 뒤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평소에는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아이와 아이의 친구 가족과 함께 광산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우리가 관람한 작품은 광주시립극단의 연극 <오스카와 장미할머니>였다. 프랑스 작가 에릭 에마뉘엘 슈미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소년 오스카와 장미색 가디건을 입은 장미할머니가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의 중심에 있는 오스카는 병원에서 지내는 소년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걱정하고 안타까워하지만, 정작 오스카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 말을 건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두가 그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장미할머니는 오스카를 연약한 환자로만 대하지 않는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솔직하게 마음을 나눈다.
장미할머니는 오스카에게 신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하루하루를 평범한 하루가 아닌, 10년의 세월이라고 생각하며 살아보라고 이야기한다. 그 조언을 받아들인 오스카는 하루에 10년씩 나이를 먹으며 사랑도 경험하고, 질투와 갈등도 겪고, 화해와 용서의 의미도 알아간다.
시간으로 보면 짧은 삶이지만, 오스카는 마음속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히 살아낸다.
공연 속에서 오스카가 매일 신에게 편지를 쓰고 기도하는 모습은 특히 인상 깊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어른들에게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스카의 편지는 조금씩 달라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며, 살아 있다는 것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을 열어간다.
아픈 아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공연 전체가 슬픔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오스카는 장난스럽고 솔직했으며,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누구보다 밝고 치열하게 살아갔다. 장미할머니 역시 지나친 위로나 동정보다는 유머와 따뜻함으로 오스카 곁을 지켰다.
그 밝음이 있었기에 오히려 마지막의 슬픔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오스카의 죽음을 마주하는 순간 공연장은 조용해졌다. 함께 관람한 아이들도 이야기의 끝을 이해한 듯 슬픈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봤다. 어린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은 어른에게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공연은 죽음 자체를 자극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오스카가 남긴 마음과 그가 살아낸 시간을 오래 바라보게 했다.
공연을 보며 장미할머니가 오스카에게 해준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하루를 10년처럼 살아보라는 것은 단순히 상상 속에서 나이를 먹으라는 뜻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주어진 하루를 당연하게 흘려보내지 말고, 한 사람의 인생처럼 충분히 느끼고 사랑하며 살아보라는 말에 가까웠다.
우리는 흔히 내일도 오늘처럼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곁에 있는 사람에게 표현해야 할 마음을 미루고, 평범한 하루가 지닌 가치를 잊기도 한다. 하지만 오스카에게 하루는 결코 평범하거나 당연한 시간이 아니었다. 그 하루 안에는 사랑하고, 다투고, 화해하고, 용서하며 누군가를 이해하는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지금 우리의 삶에 관해 이야기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학교에 가고,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함께 밥을 먹는 평범한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건강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을 왜 미루지 않아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작품의 모든 철학적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스카의 마지막을 슬퍼하고, 장미할머니가 왜 오스카의 곁을 지켰는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교훈으로 설명하는 대신, 한 편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느끼고 질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스카와 장미할머니>는 아픈 소년의 죽음을 보여주는 슬픈 연극이지만, 결국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작품이었다. 삶의 길이보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내는가이며, 누군가의 곁을 진심으로 지켜주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아이와 친구 가족이 함께 같은 무대를 바라보고, 함께 슬퍼하며, 공연이 끝난 뒤 삶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던 시간. 이번 관람은 단순히 연극 한 편을 본 경험을 넘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를 조금 더 깊이 바라보게 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공연의 정보를 찾아 보는 법.
- 광산구청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