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 엄마의 슬기로운 주말 보내기
- 등록일 : 2023-11-17 21:46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고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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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엄마의 슬기로운 주말 보내기
늦은 퇴근과 토요일까지 근무하는 남편 때문에 5살, 2살 자매의 독박을 도맡아 하고 있다. 올해 가을쯤에는 복직을 고려하였으나, 뱃속에 생각지도 못 한 선물이 찾아와 육아휴직 기간을 늘렸다. 내년이면 나는 딸 둘, 아들 하나 다둥이 엄마가 된다.
주말이 오기 전이면 '아이랑 가볼 만한 곳', '아이와 갈 만한 곳'을 찾아본다. 미리 찾아보지 않고 어딘가를 간다면 아이가 놀 수 없는 곳이거나, 엄마 아빠가 배로 고생해야 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한 노하우라고 할까. 주말이면 쉬고 싶을 남편의 짜증을 덜 듣기 위함이라 할까. 아이도 만족하고, 부모도 만족할 만 곳을 열심히 찾기 시작한 지 만 4년. 이제는 광주며, 전남이며 유명한 곳은 다 가본 듯하다. 가장 좋은 주말은 첫째와 비슷한 또래랑 함께하는 주말이다. 5살이 된 첫째는 벌써부터 엄마 아빠보다는 친구랑 노는 걸 더 좋아하고, 2살 된 둘째도 제법 자기 친구를 알아본다.
첫 째는 어릴 적부터 함께한 문화센터 동기들이 있다. 아이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엄마들의 나이대가 비슷하고 아이들 개월 수 차이가 안 나니 대화주제가 비슷했고, 지금까지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 네 집이 함께하고 있는 데 벌써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집도 있고, 나와 비슷한 또래의 둘째를 육하는 집도 있어 늘 카카오톡 대화방의 대화가 끝이질 않는다. "이번 주말에 @@ 갈 건데, 같이 갈까?" " 남편 이번 주말에 일하는데 같이 키즈카페 가자"등등 네 집 중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집과 주말을 보내며, 여름에는 여행을, 겨울에는 연말파티를 모두 함께 모여 하고 있다. 이번 겨울은 나의 출산예정일이 겹쳐 미리 모이기로 했다. 작년까지 많지 않던 키즈룸이라는 곳이 생겨 4시간 대관을 미리 해뒀다. 이렇게 네 집이 모이는 날에는 달마다 걷던 회비를 쓴다.
우연한 기회로 첫 째의 문센모임(문화센터모임)을 이어가고 있어 엄마들의 대화상대뿐만 아니라 아이들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주위에서는 이런 모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사실 드라마에서나 엄마들 모임이 활성화되어 보이지 실제로 모임을 이루고 있는 엄마들이 많지 않다. 나 또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엄마들과 인사만 나눌 뿐 따로 만나지 않고 있다. 모임을 함께하고 있는 엄마 중 한 명은 지금 모임이 없었다면 아마 혼자 육아하느라 우울증이 왔을 거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더없는 행복이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만이 쌓인 다는 건 그만큼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말 또한 모임 하는 한 가족과 키즈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먹었다. 셋째가 태어나면 집에서 모이자는 약속과 함께 우리는 앞으로의 공동육아를 기약했다. 아이들이 잘 어울리니 부모들끼리도 친구가 되고, 다른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편하다. 이런 모임을 하는 가족들에게 '공동육아모임 지원금'이나 '공동육아모임 키즈룸' 같은 게 생기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회사에서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동아리에 지원금이 나오거나 장소대여를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것이야 말로 엄마들에게 편한 육아를,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관계 형성을 해주는 직접적인 방법일 것 같다.
출산 장려를 위해 이것저것 지원정책이 나와 육아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첫째 때부터 이용했던 산후도우미나 둘째 때 알게 된 돌봄 선생님은 토요일이면 육아를 함께해 주신다. 장난감 대여와 놀이방이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도 종종 방문하였고, 아이들과 방문할 수 있는 기관은 대부분 찾아갔다. 하지만 엄마들의 마음을 지원 해주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육아를 도맡아 하는 사람은 엄마인데 말이다. 엄마들의 마음은 엄마들만 안다고 아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마련해주는 것이야 말로 출산을 장려하는 일이 아닐까. 그게 바로 '함께 돌봄'에 걸맞는 육아가 아닐까. 나는 이번 주말도 아마 첫째의 문센모임 엄마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