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게더
- 등록일 : 2023-11-17 00:57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윤희현
- 조회수 : 1097


(할미와 함께라서 좋은 내 아가🖤)
“딸 너는 결혼해서 애 낳을 거야?”
“당연하지, 난 아기가 좋아 혼자 잘 키울 수 있어!”
엄마가 물을 때 나는 늘 자신있게 대답 했었는데…….
내가 엄마라는 걸 너무 쉽게 생각 했나보다.
난 나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다들 하는 건데 뭐’
‘고딩엄빠들도 애 잘만 키우더구먼’
‘나는 야무지다는 소리 자주 들으니 더 잘하겠지’ 라고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내가 상상하던 것과 너무도 달랐다.
누가 신생아는 16시간 이상 잔다고 했는가.
왜 조리원에선 내내 잠만 자던 아기가 집에 와선 잠을 안 자는 걸까.
수유하면 잠깐 품에서 쪽잠 자고 바로 깨서 울어버리는 아기.
밥도 먹었고 기저귀도 갈았고 잠도 안 잘 거면서 왜 우는 것인지.
화도 나도 기운도 빠지고 그냥 우울했다.
애를 괜히 낳았다 싶기도 하고 다들 괜찮아 보이는데 나만 왜 이렇게 힘든 것인지.
내가 점점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산후 우울증에 빠지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가 나 키울 때 도대체 내가 왜 우는지 몰라서 엄마도 같이 울었다고 했다.
그 말이 생각나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어떻게 애를 둘이나 키웠는지, 힘들 땐 어떻게 했는지 등을 여쭤보며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묵묵히 내 말을 들어주신 엄마.
그 이후 엄마는 일을 마치시면 거의 매일 우리 집에 와서 육아를 도와주셨다.
엄마는 이제 나이도 많이 드셨고 일 다니는 것 자체만으로 벅차실 텐데도 힘든 내색조차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엄마는 말씀하셨다.
“힘이 들면 도움을 청하는 거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으면 언제든지 함께할게.”
그렇다. 혼자서 끙끙 앓는다고 해결되는 건 없다.
‘함께’였기 때문에 나는 더 잘해낼 수 있었다.
엄마와의 ‘함께 돌봄’을 통해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고, 상황대처 능력이나 감정조절 하는 법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이 ‘함께 돌봄’이라는걸 계속하려고 한다.
지금은 일을 쉬고 있지만 일을 시작하게 되면 모든 부분에서 더 바빠지겠지.
일을 다니면서 아이에게 신경을 못 써줬다고, 부족한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또 여러 지원정책이나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모든 엄마들이 육아하면서 나 자신을 갉아먹지 않았으면 한다.
가족이 있고 좋은 정책과 시설도 있으니 함께 돌보며 나 자신부터 챙기길.
그래야 우리 아기들도 더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냥 혼자 참고 이겨내려고 하지 말고 투게더 합시다!
‘투’ 정도 부리고
‘게’ 을러도 져보고 그렇게 힘을 내서
‘더’ 열심히 육아하며 내 삶을 멋지게 살아보자구요!
광주광역시 육아 맘들 모두 파이팅!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엄마에게…
맨날 화내고 툴툴대서 미안해 엄마.
아이를 낳고 나니 엄마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겠더라.
엄마도 엄마 몸 좀 챙겨.
늘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이 글이 광주 아이키움에서 원하는 함께 돌봄이라는 것의 주제에 부합하는 글인지 잘 모르겠지만 한 번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