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육아휴직 후기, 함께해요 아빠들!
- 등록일 : 2023-11-13 23:24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조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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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나에게 육아란 삶의 일부가 되었다. 육아는 참 버겁고 힘든 일이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면 아마 대한민국 출산율은 더 처참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진감래라고 그 고통 속에 설명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있기에 그 모든 걸 감내하고 견딜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남자의 입장이라 출산에 대해 쉽게 논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누군가 나에게 출산에 대해 묻는다면 그리고 육아에 대해 묻는다면 반드시 해주는 말이 있다. "너무 힘들다. 그런데 너무 행복하다." 사람이 결혼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진다면, 출산을 통해선 두 단계 성숙해지는 것 같다. 그만큼 그 책임이 중하고 무거운 일이며, 견뎌냈을 때 나를 성장시켜주는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육아휴직은 내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땐 정말 행복했는데도 행복한 줄도 모르고 마냥 힘들어했던 것 같다. 스스로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구보다 부족한 사람이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육아의 과정이 너무 힘들다보니 멘탈도 많이 나갔고, 연약한 나의 밑바닥을 볼 수도 있었다. 아내와의 관계 속에서도 내가 치졸하게 느껴질만한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다. 아내가 출근하면 아내가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가끔 오후에 연수나 출장이 생기기라도 하면 그게 그렇게 미웠다. 같은 직종에 있다보니 그런 일들이 당연하게 있을 수 있는 일이란 걸 알면서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 내가 갑자기 늦을 때마다 육아휴직 중이었던 아내가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겪어봐야 안다더니 정말 그랬다.
이런 내 부족한 모습에도 아이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게 커줬다. 고맙게도 건강하게 자라줬다. 물론 매일 새벽마다 깨서 먹이고 놀아주고 재워주는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일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아이도 최선을 다해 그의 삶을 살아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때론 부족한 잠에 신경이 예민해져서 별 것 아닌 일에 괜히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다그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아이는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줬다. 변함없이 나를 안아줬다.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 아가가 나의 고생을 알아주는 것 같았고, 그런 모습 하나에 힘들었던 모든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지곤 했다. 겪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감정을, 이 마음을.
가능하다면 둘째와도 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아빠들 중에서도 육아휴직을 통해 아이와 시간을 갖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모두가 다 같은 상황이 아니기에 같은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여건이 된다면 모든 아빠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 고민하고 있는 아빠들이 있다면 꼭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을 선택해보길 바란다. 언젠간 많은 아빠들이 육아에 함께하여 맘카페에 버금가는 아빠들만의 커뮤니티가 생길 수 있길 기대해본다. 아빠들도 할 수 있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