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는 말..
- 등록일 : 2023-11-10 11:01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박설희
- 조회수 : 1391
‘함께’라는 말..
30살에 결혼을 하고, 3년째 신혼생활을 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산부인과에 다녔어요.
난임이라는 판정을 받고 ‘내가.. 왜??“ 라는 생각부터 들었고, 내인생엔 아이가 없을까.. 복잡스러웠어요. 괜히 그동안 인스턴트를 먹었나라는 작은 후회까지요.
보건소에 갔다가 출산장려정책을 알게 되었어요. 신랑을 설득해 난임시술을 받았어요. 비용이 꽤 비쌌는데, 정부지원으로 자가부담비를 정말 조금만 냈어요.
몇 번의 시도 끝에 저에게 로또처럼 아이가 찾아왔어요. 그날의 그 기쁨을, 벅차오름을 잊을수가 없지요.
이게 저에게 ’함께‘라는 첫 경험이 되었어요.
옛날엔 아이도 성큼 들어서고, 출산만 하면 동네아이들이 모여 골목길에서 숨바꼭질하며 엄마가 저녁먹으라고 부를때까지 놀았지요. 지금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소가 적어 안타까워요. 공사하는 곳도 위험하고, 차도 많이 다니니까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4시에 하원을 하면 효덕작은도서관에 들려 책을 읽어주었어요. 작은도서관은 회원카드를 발급하면 책을 대여할 수 있었어요. 친절한 사서선생님이 계셨고, 조용한 분위기지만 그 속에 평온함이 있었지요. 아이는 책을 좋아했고, 엄마의 목소리를 좋아했어요.
이게 저에게 ’함께‘라는 두 번째 경험이네요.
아이가 어느덧 커서 초등학생이 되었어요. 입학 첫날 코로나 때문에 교문앞까지 함께 갈 수 도 없었고, 멀리서 지켜만 봐야했지요.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혼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워킹맘인 엄마는 불안하고 전전긍긍했었는데, 돌봄교실 선생님이 많은 응원과 위로가 되었어요. 오후간식도 챙겨주시고, 방과후수업 스케줄도 챙겨주시고, 더울때는 시원한 물도 비올때는 우산을.. 엄마가 학교에 있는것처럼 정말 ’함께‘ 키운게 되었지요. 어떨땐 상담한다고 오래 통화하면서 워킹맘의 마음까지 헤아려 주셨지요.
이게 저에게 ’함께‘라는 세 번째 경험이 되었답니다.
육아의 힘든 순간이 그리움으로 돌아 온다는걸 쌀쌀해진 가을이 더 느끼게 해줘요. 아직 엄마는 안아주고 싶고 품안에 있게 하고 싶은데, 이제 내년이면 고학년이 되네요.
요즘은 사회전반에 걸쳐 임신/육아/출산 장려 정책이 국가 지원제도로 정착되어있어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찾아보면 더 많고, 관심을 기울이면 더더욱 혜택이 늘어나죠.
’함께‘ 라는 말.. 너무 좋지 않나요?
우리 이제 함께 키우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