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 등록일 : 2023-11-08 12:04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최지원
- 조회수 :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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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오마이갓! 내가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될 줄이야!
두번째 오마이갓! 내가 출산이라는 걸 하게 될 줄이야!
세번째 오마이갓! 내가 둘째를 낳게 될 줄이야!
저는 현재 둘째를 뱃속에 품고 있는 6개월 임산부이자 워킹맘
입니다^^
부부가 근무지가 먼 탓에 첫째 아이 만삭 때까지 주말 부부로 지내다가 배우자의 거주지 따라
광주로 이사 온지 이제 2년 즈음 되어가네요.
이 2년을 돌아보며 결혼, 임신, 출산과 함께 겪었던 저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이 안 낳아봤으면 말을 말어!-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당시 회사 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은 출산 이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많이들 궁금 해 했어요.
저는 그때마다 출산휴가 3개월하고 몸 회복해서 회사 복귀 해야죠! 라고 야심차게 답했죠.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그 당시는 주변인들의 질문이 출산 후 저의 건강과 회사 복귀 문제에 대해 묻는 건
줄 알았지 뭐에요.
하지만 그건 나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 인지 육아,
아이 돌봄에 대한 걱정과 질문 이었더라구요.
사실 저는 아이에 대해서는 걱정 할 여지도 없이 너무도 당연하게 출산휴가 3개월 끝나고
회사 복직할 때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던 사람 이거든요.
그런데 주변 선배들이 제 답변에 정말 백이면 백!
‘음…3개월 아기
정말 핏덩이 인데…그거 말처럼 쉽지 않을걸….? 잘 고민해봐’ 라고 조언 했어요.
-큰 결심! 육.아.휴.직-
똑같은 조언들이 제 머릿속에 쌓이고 쌓이자 저는 육아 휴직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 했습니다.
출산휴가 3개월 이후 유급휴직
1년, 무급휴직 1년, 총 2년의 육아휴직이 가능 했고
저는 우선 유급 육아휴직 1년을 사용 해보고 이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를 출산하고 한달, 두달 지나며 정말 뼈 저리게
느낀 바
왜 선배들이 출산휴가만 사용하고 복직하는게 쉽지 않을거라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갓 백일이 지난 아기는 너무 작고 가냘프고 힘 없는 존재라 나를 꼭 필요로 했고
이 친구를 낯선 어린이집에 떼어놓고 과연 출근길 발걸음이 떨어졌을까….싶더라구요
이렇게 실제로 제가 부딪히 보니 육아휴직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육아휴직 이라는 제도에 감사했고 육아휴직을
사용 했음에 안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사내 부부인데 회사에 남직원 육아휴직 의무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 남편도 한달 이상은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해서 아이가 여행이 가능할 만큼 자란 시점,
남편도 한달 간의 육아휴직을 내고 세 식구가 함께 여행도 다니며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마주한 아이돌봄서비스-
육아를 하다 보니 왜 이리도 시간이 빨리 가는지 그렇게 또 아이와 시간을 보내 던 중
제가 근무하는 부서의 공석이 생겨 제 예상보다 약 4개월 정도
빠르게 복직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직 육아 휴직이 끝날 시점이 아니라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던 찰나 복직을 빠르게 결정을 해야 했고 저와
남편은 복직을 하게 되는 경우 아이를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이가 10개월 남짓 되던 시점이라 어린이집 입소와 적응은 가능하겠다
싶었는데
문제는 제가 출퇴근이 왕복 4시간 30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 아침 7시에는 집을 나서야 했고
남편은 저보다 더 빠른 시간에 출근을 해야 했기에 등원 시간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7시 전부터 등원 시킬 수 있는 어린이집을 찾긴 쉽지 않았을
뿐더러 설령 그런 어린이집이
있다 하더라도 잠도 깨지 않은 아이를 밥도 먹이지 못하고 새벽부터 내던지듯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는 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검색하고 알아보던 중 알게 된 ‘아이돌봄서비스’
제가 출근하는 7시부터 아이 등원시간인 9시 까지 2시간 동안 식사, 놀이, 돌봄, 등원까지 가능하다고 해서 고민없이 바로 신청했지만 과연 돌봄
선생님이 바로 매칭이 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돌봄 선생님 매칭이 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어 복직도 불가능 했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제 걱정과 다르게 저희 부부 근무요일, 시간 조건에 맞는
돌봄 선생님을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 매칭을 해주셨고 약 2~3일 정도 돌봄 선생님과 아이 인수 인계
시간을 갖으며 빠르게 복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걱정과 고민, 하지만
사치였던 고민-
사실 아직 자기표현도 못하는 아이를 가족도 아닌 남의 손에 맡긴다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간혹 뉴스에서 들리는 흉흉한 소식들이 이제 남의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더욱 큰 고민과
걱정을 안겨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걱정은 돌봄 선생님이 벨 누르는 소리에도 돌고래 소리를 내며 돌봄 선생님을 반기는 아이 모습에
내 걱정과 고민은 사치였구나 싶었습니다.
돌봄 선생님을 마주 하는 아이의 표정과 행동만 보아도 돌봄 선생님이 아이를 대하는 정성을 느낄 수 있었고
저 역시 안심하고 회사를 다닐 수 있었고 매일 매시간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아마 육아휴직과 아이돌봄서비스가 없었다면 맞벌이인 저희는 육아가 사실상 불가능 했을 겁니다.
누군가가 오랜 시간 애정을 갖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야 했을 거고 아마 그게 엄마인 제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고 육아로 인한 여성 경력단절 이라는 단어를 몸소 체감하게 되었겠지요.
이렇게 든든한 여러 육아 제도 덕에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도 걱정과 두려움 보다는 기쁨과 설렘이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부부 둘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현재보다 더욱 나은 육아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사진은 저희 아이가 돌봄 선생님과 함께 활동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 입니다.
길고 힘든 출근길에 지쳐 사무실 책상에 털썩 앉을 즈음 돌봄 선생님이 매번 보내주시는 아이 사진에 힘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