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공모전] 어린이집 보내던 날
- 등록일 : 2022-11-12 14:09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이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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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도진아, 나에게 ‘엄마’라는 첫 이름을 안겨주고 서툴기만 한 내 손에 네가 안긴지 2,037일이 되었네. 건강하게 엄마·아빠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는 너와 함께 울고 웃고 15개월을 보내고나서 회사에 복직을 하게 됐어. 24개월부터 어린이집 가장 막내반에 들어갈 수 있어서 아직 어린 넌 어린이집에 가기 전까지는 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냈었단다. 아장아장 걷는 너를 두고 회사로 가는 발걸음이 어찌나 무겁던지.. 그래도 할머니·할아버지의 정성으로 울지 않고 아프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는 너를 보면서 그 예쁜 시기를 엄마가 지켜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누그러졌던 것 같아.
그 시간들도 빠르게 흐르고 어린이집을 첫 등원 하는데, 적응 첫날 낯선 곳에서 엄마를 자꾸 확인하면서 공간을 탐색하던 나의 작은 보물이 이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많이 걱정도 됐고 어떻게 널 두고 일을 하러 갈지 엄마 스스로에 대한 걱정도 컸단다.
이튿날 적응 기간을 지나 너를 어린이집에 혼자 두고 나오는데 엉엉 울던 너의 얼굴과 목소리에 어렵게 등을 돌리고 나오면서 나도 눈물이 흘렀단다. 며칠만 그렇게 너와 내가 고생하면 적응이 되겠지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엄마와 헤어짐을 어려워하던 우리 도진이.
밤에는 잠들 때까지 내일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하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며 우는 네가 엄마는 참 마음이 아팠단다. 엄마가 운전하는 뒷자리에 앉아서 자동차를 보며 즐겁게 가다가도 어린이집만 가까워지면 엉엉 우는데.. 엄마는 운전도 해보고, 너와 함께 출근버스도 타보고 온갖 방법을 사용해봤지만 한달이 넘게 우리 도진이를 안고 항상 어린이집 앞까지 진땀을 흘리며 갔어. 그 당시 엄마를 봤던 동료들이 지금도 우스겟 소리로 엄마의 힘들었던 모습을 이야기한단다. 한 달을 넘기고 드디어 어린이집에 적응 잘 해서 선생님도 좋아하고, 씩씩하게 등원을 하던 우리 도진이.
노래도 체육활동도 모두 잘해서 예쁨도 많이 받았던 도진이가 어느새 어린이집을 수료하고, 5살이 되어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다니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새에 흐른다는 말이 이 말이구나 싶어. 유치원 첫 등원은 아주 씩씩하게 적응 기간도 없이 ‘엄마 안녕~’ 하면서 들어가는 우리 도진이가 아주 많이 의젓하게 컸구나 싶어. 엄마는 또 주책맞게 눈물이 흘렀어. 지금도 옆에서 재잘재잘 유치원 이야기를 하는 네가 너무 많이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도진아 건강하게, 우리 같이 행복하게 잘 크자. 너는 엄마 아빠의 아들로, 우리는 너의 엄마 아빠로 한 걸음 한 걸음씩 잘 걸어 나가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