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너를 얻기 위한 시간들, 그리고 너와 함께 할 시간들
- 등록일 : 2022-11-10 17:38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고원
- 조회수 : 1138
결혼4년차, 2년차에 유산이후 소식이없어 인공수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기집을 보기까지 복수가 차기 시작, 난소과자극증후군으로 난소가 크게 붓고, 원인모를 하혈이 임신15주차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고있던 터라 결국 산전휴가 1개월을 썼습니다.
하혈이 멈추고 이제 남들처럼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것 보고 남편의 보살핌을 받으며 근무하다가 자연스레 육아휴직에 들어갈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21주에 난소과자극증후군으로인한 난소꼬임으로 응급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산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개복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고, 저도 아기도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술의 여파로 조기진통 및 조산을 할 확률이 높아져 직장은 병가를 내게 되었습니다.
결국 22주에 병가 중 조기진통 및 수축이와 3주간 입원을하였고 퇴원 후에도 누워지내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31주 5일, 대학병원에 외래진료를 보던 중 자궁 경부가 2센티 벌어져있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을하게 되었습니다. 침상환자로 20여일간 씻지도 못하고 친정엄마가 먹여주는 음식들로 버티기에 돌입했고, 33주 6일 갑작스런 수축과 진통으로 꼬박 24시간 진통 후 34주 1일에 소중한 저의 아이를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났지만 이른둥이인데다가 몸무게도 2키로 밖에 안되어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한채 신생아중환자실에 보내야 했습니다.
3주후 집으로 데려와 처음으로 작디작은 그 아이를 품에 안고 수유를 하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원인모를 아이의 울음에 같이 울어야 했고 모든게 처음이었고, 그래서 더 어렵고 힘들었던 아이의 신생아시절이었습니다.
아이가 점점 살이 붙고 눈을 맞추고, 목을 가누고 손짓발짓하며 까르륵 웃어주기도 하고 커가는 모습을 보니 힘들지만 행복했습니다.
어느새 돌이되고 드레스와 한복을 입은 아이의 모습을 보니 지난 1년간의 육아에 대한 저의 노력과 같이 보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고요. 아이와 놀아주고,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간식을 만들어 먹이고 하면서 고군분투했던 저의 모습들이 생각나더라고요. 잠도 부족하고 여기저기 몸도 아프고 몸은 고되었지만 제가 힘든 만큼, 아픈만큼 우리 아이가 아프지않고 잘 자라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남들처럼 무난한 임신과 임신기간 그리고 출산이 아니어서 너무 힘들었지만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아이로서 오는 즐거움이 또 있으니까요.
아이가 이제는 16개월이 되가는데 요새는 엄마엄마 하며 부르고 아장아장 걸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를 보면서 또 벅찬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치원에 다닐테고,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 아이는 계속 커갈테고 언젠가는 어깨를 나란히 할 때가 오겠지요. 갈 길이 멀고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앞으로 우리가 또 함께 할 시간들이 저는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