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아빠로서 아이를 오롯이 이해하는 시간
- 등록일 : 2022-11-09 10:13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윤주호
- 조회수 :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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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로서 아이를 오롯이 이해하는 시간
부모의 역할에 대해 고민은 했지만 고민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다 느꼈던 시기는 바로 나의 육아휴직 시기였다.
본래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의 일과에 대해 말하는 배우자, 일과 중 일어난 일을 100 이해 하지 못했던 남편이 존재했던 가정이었다.
특히 아이가 밥을 잘 안먹는다던지 투정을 많이 부린다던지, 듣기만 했을 땐 긍정적이지 않다고 느껴지는 상황들에 대해 배우자가 왜 대처를 잘 못했을까 생각하기도 했고 그 부분으로 갈등도 겪었다.
그러다가 배우자가 1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하면서 남편이 아닌 14개월 아이의 아빠로서 가정보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루 하루 자라는 아이의 모습을 평일 일과시간에 본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엄마와의 애착이 강한 아이에게 아빠로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더 컸던 것 같다. 아빠로서 퇴근을 해도 아이와의 애착형성이 적다보니 아이를 돌보는 것이 좋으면서도 두렵기도 했고, 엄마에게만 안기려는 아이에게도 섭섭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휴직 기간엔 참 힘들었지만 자라는 아이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고 그 과정을 함께 했다는 것이 참 보람차다는 것을 느낀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휴직을 하며 아이의 성장을 옆에서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우당탕탕 사건들도 겪다보니 배우자의 이야기가 오롯이 이해가 되었다. 특히, 식사 시간중에 일어난 이야기와 놀이터로 나들이 가서 재미있게 노는 아이의 이어기, 낮잠을 잘 못자는 날에 벌어지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이제야 공감이 되는 것이었다.
또 재미있는 것은 배우자가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와의 일상을 똑같이 공유하는 스스로를 본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서툴지만 육아에 스며드는 남편, 아빠로서의 자신을 보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의 행동, 패턴에 대해서 부모로서 함께 고민도 하고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알아보게 되고 아이를 이해하고 엄마로서 고생한 배우자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의 아빠 육아휴직 기간이었지만 그렇게 아이의 삶을 이해하며 녹아드는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라는 말도 오롯이 공감하면서 육아는 쏠림이 아닌 공동이어야만 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만24개월, 두돌을 맞이한 아이는 아빠 육아휴직을 시작한 22년 1월에 비해 정말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또, 그때보다 아빠에게 애착을 보이는 아이를 보며 뿌듯함도 느낀다. 그리고 아이에게 참 고맙다. 자기를 품고 신생아 시절 밤낮으로 곁을 함께한 엄마가 일하러 나가고, 일과시간에는 일하느라 자리를 비웠던 아빠가 갑자기 집에서 자신을 돌볼 때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조금씩 아빠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준 그 마음이 참 고마울 뿐이다.
이제 퇴근하면 이전과 다른 기대감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한다. 어떻게 아이, 가족과 재미있는 평일 저녁, 주말을 보낼지 행복한 앞날을 그리는 마음이 자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