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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체험수기) 할머니와 준이의 도란도란 이야기

사랑하는 나의 손자에게 !


이제는 할머니가 도와주지 않아도 혼자서 삼각 김밥도 만들어 먹고, 며칠 전 너희 집에 갔을 때

백미 고화력으로 밥을 지었다” 며 윤기가 흐르는 하얀 밥을 보여주고 배시시 웃는 너를 보니

의젓하게 자란 모습이 흐뭇하더라.



너를 처음 만난 날부터 4학년이 된 지금까지 우리는 껌딱지처럼 붙어 다니며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것 같아.

그래서 요즈음엔 할아버지와 함께 네가 어릴 때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꺼내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


네가 태국에서 태어날 때 할머니가 고소공포증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가 없어서 백일이 지나서야

공항에서 너를 처음 만났어.



흰 눈이 많이 내리던 그 해 겨울부터 엄마가 직장에 다니게 되었고 그 때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퇴직을 하고 너를 기르게 되었지.

할머니는 준이에게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주려고 바쁘고 할아버지는 준이의 모든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어.



건강하게 자라라고 너를 유모차에 태워 날마다 1시간씩 무등산 입구까지 산책을 다녔는데,

걸음마를 배운 후에는 너보다 더 큰 유모차를 직접 밀고 다녀서 지나가던 어른들이 모두 웃으셨지.



그리고 매일 저녁이면 퇴근하는 엄마를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기 위해서 버스 정거장으로 마

나갔는데 엄마가 늦게 오는 날에는 쏟아지는 졸음을 애써 참아가며 기다렸지.

요즈음 준이가 바쁜 엄마를 위해 세탁한 옷들을 예쁘게 접고 가끔 설거지도 하는데 아기 때부터

청소도 굉장히 잘 했어.

청소하는 할아버지를 따라서 네 키보다 훨씬 긴 밀걸레로 바닥을 닦고, 엄마를 자동차에 태

주기도 하는 효자(?)였단다.



형제가 없던 너는 5살 위인 이모할머니네 삼촌을 형아라고 부르며 무척 좋아했었지.

소파 위에서 삼촌과 신나게 랩을 부르며 춤을 추다가 떨어져서 엉엉 울더니, 다시 올라가 계속해서

춤을 추던 모습이 생각난다.



같이 놀던 형 같은 삼촌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너도 집 앞에 있는 어린이 집에 다니기로 했어.

처음엔 할머니 옷자락을 잡고 안 가려고 해서 힘들었지만 너를 챙겨주는 여자 친구들이 많아

방 적응하게 되었어.

지금도 학교에서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궁금하네.



준아, 혹시 할머니 집에 가져왔던 벌레들 기억나니 ?

5살에 숲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 친구도 더 많이 생기고 곤충을 사랑하는 어린이가 되

어느 날에는 매우 통통한 지렁이를 흙에 담아 와 할머니를 기겁하게 만들었어.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해 지루해 하던 2학년 때에는 클레이 아트를 배워서 멋있는 작품을

만들어 오기도 했지.

넌 정말 창작력이 뛰어나고 미술 분야에 소질이 있는 것 같으니 그림과 공예 공부를 계속 하면 어떨까 ?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안경을 쓰게 된 준이 때문에 할머니는 걱정이 많이 된단다.

이제부터 눈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핸드폰과 TV를 조금만 보고, 지금처럼 늘 밝고 명랑하게 자라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준아, 사랑해

 

할머니, 할아버지께 !

저를 아기 때부터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유치원 다닐 때 캠핑놀이 하려고 할머니 집에 친구들 데리고 와서 마당에서 신나게 물놀이도 하고

밤에 같이 잤을 때랑 지렁이 가져 와서 마당 흙속에 넣어 준 것 생각나요.

그리고 할머니가 클레이 선생님한테 데려다 주고, 포켓몬 스티커 모을 때도 날마다 마트에 가셔서

사다 주셔서 감사해요.

TV 많이 못 보게 하고 공부하라고 할 때 할머니가 싫다고 짜증내서 죄송해요.

이제부터는 TV를 조금만 보고 공부 열심히 할게요.

지금은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걱정이지만 앞으로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