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이키움

회원가입

광주아이키움 전체메뉴

육아체험수기 공모전) 내 아이가, 아기 천사를 낳았다. 할빠육아 중!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유행한다는 황혼육아, 할빠육아 중인 곧 환갑, 50대 할머니입니다.

육아수기 체험 공모전을 한다길래 육아 33년 경력자이자 4세, 2세 두 천사를

육아중인 육아 현업자로서 저의 육아 이야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30년도 더 지난 저의 신혼은 참 팍팍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남편이 총각 시절 결혼 자금으로 모아뒀던 돈을 담보 사기로 날려버렸고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는 못했던 터라 저희 부부는 보증금을 겨우 마련해

방한칸짜리 집에서 월세로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빚으로 시작한 신혼살림이었지요.



아이가 생기면서 저는 임신 중독증이 왔고 발은 퉁퉁 부어 욕실 슬리퍼를 신고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자 부은 몸으로 직장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태어난 저희 아이는 무척이나 소중했지만 부모로서의 책임감,

사명감 등으로 저희 부부는 전전긍긍 했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부족한 부모가 될까봐 당장 기저귀값이 아까워 일회용 기저귀는 생각지도 못했고

천기저귀만 썼던 시절이었습니다. 요즘 엄마들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산후조리는 생각도 못했고 기저귀를 손빨래하고 삶아 쓰던 그런 시절이있었지요.^^



그렇게 전전긍긍하며 28년 육아 끝에(?^^), 저의 첫아이는 결혼을 했고 제 눈에는

어리기만 한 아이가 아기를 임신하고 또 출산을 해 육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고 또 뭉클합니다.



아이부부가 맞벌이인지라 육아와 일에서 고민하는 딸 앞에

저는 제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돌봐 주기로했답니다^^

물론 큰 결심이었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고 또 지갑이 두툼한 할머니를 좋아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나 어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건 이르다 생각해 직장을 그만두게 됐지요.




딸을 육아하는 것과 딸이 낳은 딸, 손녀를 육아하는 것은 정말이지 다른 세계였어요.

너무 예뻤고 세상에 이렇게도 예쁜 존재가 있다는 것이 하루하루가 행복했습니다.

우유를 먹던 아이가 이유식을 먹고 할머니표 된장국을 먹게 되기까지^^



내 아이를 육아할 때는 경제적 책임감, 부모로서 책임감 등으로 미쳐 보지 못했던

아이의 성장과정과 꼬물꼬물한 움직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냥 천사였습니다. 빵긋 웃어주는 모습도, 아장아장 걷는 모습도

그냥 행복이었고 아이의 존재로서 감사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 교육적인 부분 등의 책임감에서 벗어나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은 정말 다른 세계였습니다.



그렇게 저의 아이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됐고, 저는 육아 현업 33년 경력자입니다.

이제는 두 손녀를 육아하게 됐고 발목, 손목, 무릎, 어깨 뭐 어디 하나 안 아픈 곳이 없지만

둘째 손녀가 "엄마~~~"가 아닌 "할므니~~~" 하고 울 때면 내가

주양육자 역할을 잘~하고 있구나!! 싶어 뿌듯하기도 행복하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도 그렇지만 요즘 엄마, 아빠들 참 하는 것 많지요.

해야할 것도 많고 해줘야하는 것도 많고.  그러다보니 내 아이가 자라는

소중하고 짧은 순간을 많이 놓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퇴근하고도 일에 연장선인 딸아이를 보면 '아이고~ 애도 한번 안아 주고 놀아 주고 좀 그러지' 싶다가도

어쩌면 저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두 천사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노력이라는 생각이 드니

30년전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부모로서 책임감을 갖는 부모,

제가 그랬고 저희 딸도 그런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보니

가끔은 그런 부담에서 내려 놓을 필요도 있더라구요.

제가 두 천사들을 육아하며 느낀 가장 큰 교훈은

불필요한 걱정으로 눈앞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며 사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가끔은 묵직한 마음 다 내려 놓고, 지금 이 시간.

내 아이들이 어떤 표정으로 어떤 움직임을 하고있는지

온전히 아이 존재 자체에 감사하는 시간을 즐겨보세요^^

아이들이 빛이 납니다. 정말로요~




엄마가 두 딸의 엄마에게.

내 아가야, 어리기만 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두 딸의 엄마라니.

큰 말썽 없이 바르게 자라준 내 딸. 매사에 열심히 사는 내 딸. 오늘도 감사하구나.

두 천사들과 만날 수 있게 해줘서 고맙고,

한 가지 엄마로서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딸아, 부모로서 이런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인생을 그렇게 너무 촉박하고 아등바등하게 살지 않아도 돼. 

엄마가 살아보니 정말 소중한 순간, 행복한 순간들이 어쩌면 오래 머물지 않는것 같아.

내게 네가 그랬듯이 말이야. 우리 가족 항상 행복하자. 사랑한다~ 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