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수기] 내가 중요한 그대들을 위하여....
- 등록일 : 2022-11-05 10:50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김유진
- 조회수 : 3377
오늘따라 날씨가 참 좋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서늘한 느낌이 가을임을 온전히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파트 4층 베란다 난간에서 느끼는 가을의 정취임을....
빨래를 털어 널며 느끼게 된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
아이 빨래를 털어널며 가을을 느끼는 나같은 엄마들은 이 아파트에 또 얼마나 있을까 이 동네에서는 얼마나 있을까 그야말로 쓰잘떼기 없는 상상을 해본다.
결혼 3년차... 결혼은 나를 참 많은 부분에서 바뀌게 했다.
나를 위한 많은 것들이 멈추는 기염을 토하게 했으니까 말이다.
나는 도전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최대한 나를 위한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싶어서 결혼도 조금은 늦었지만 지나고 보면 나는 빨리 한 편이었더라.
비혼자들이 넘쳐나는 시기에 나는 어쩌면 빠른 시기에 결혼도 육아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항상 귀엽고 예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지만 정작 내 아이가 생긴다면 제대로 키워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많았고
그래서 더 아이를 키우고 양육하는 것에 두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어렵게 아이를 가지고 출산을 겪으면서 내가 이렇게 모성애가 강했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코가 막히는지 밤새 뒤척이며 잠을 못 자던 아이가 드디어 잠이 들었다.
역사적인 순간.....
드디어 돌아온 나의 자유시간은 너무나도 고단하고 졸리는 야심한 시간이지만 이렇게 잠들 수는 없는 노릇
이 자유시간에 나는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몇 날 몇 일 동안 모아둔 장바구니에 쌓인 쇼핑목록들을 둘러보고, 아이 육아용품도 둘러보고 육아 동지들과의 카톡도 나누고
시간을 쪼개며 보고 있는 넷플릭스로 섭렵해야 한다. 그 와중에 맘카페에서 정보도 공유하고 경품이벤트에도 클릭을 눌러대야한다.
엄마들의 야밤은 이렇게나 바쁘다.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잠이나 자라고 할테지만 내가 육아를 하며 할 수 있는 유일한 휴식시간을 쓸데없다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아이가 좋지만 아이가 너무 소중하지만 나는 내가 너무 소중하다.
그런 내가 나의 분신을 위해서 쏟아내는 정성만큼 시간을 쪼개면서 나를 위한 내 시간도 중요하다.
내 반쪽씨는 바쁘지만 나를 온전히 찾을 수 있도록 시간을 종종 주기도 한다.
시간을 내서 피부관리도 하고 야밤이지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내가 중요한 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나의 동지라서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이런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서로 큰 다툼 없이 잘 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육아에 드는 모든 수고와 노력은 혼자서는 이루어내기 어렵다.
함께가 중요한 순간이 바로 육아에 치열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세대들은 나처럼 나 자신이 가장 중요한 세대들이겠지만 이런 함께 육아가 가능하다면 육아는 극복되리라 생각한다.
내가 중요한 모든 부모들에게 고한다.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