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세 바퀴로 가는 마차
- 등록일 : 2022-11-03 10:24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김민영
- 조회수 : 3749
네 바퀴로 가는 마차.
그중 한 바퀴만 유독 작다면 얼마나 덜커덩거릴까요?
그 바퀴는 아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었어요.
어떻게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을까
아이의 마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 아이는 현재 언어지연으로 인해
5세인 지금도 단 몇 가지 단어로만 소통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제가 했던 몇가지 실수를 되짚어봅니다.
첫 번째 실수는 뭔지 달라고 해야 줄 거야.
말 안 하면 안 줄 거야"라는 말이었어요.
과자를 뒤에 숨기고 “과자라고 해야 줄 거야" 라고 했죠
아이는 과자라는 말을 해서 과자먹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말 안 하고 안 먹고 만다라고 생각하더라구요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아이가 말이 늦는 편이라 언어 자극을 많이 주라는 말을 듣고
아이가 시끄럽다고 도망을 다녀도 쫓아다니면서까지 하루종일 쉴 새 없이 말을 했습니다.
몇 주 지나니 아이는 누가 말만 하면 두 귀를 손바닥으로 막아버렸어요.
그래서 또 다른 실수를 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말하기 전에 모든 것을 해결해주었어요.
아이가 원하는 표현을 하기도 전에
다 알아서 해주었던 거예요.
아이는 말을 할 필요가 없어 말하려는 욕구가 필요하지 않았죠.
말이 안되는 아이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갔어요.
또래 아이들과 놀다가도 내거야 빨리 줘 라고 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는 말 없이 친구를 확 밀어 버리고 말았죠.
폭력적인 아이라고 오해받게 되고 또래 관계형성에도 많은 문제가 생겼어요.
결국 아동정신의학과를 거쳐 언어센터를 다니게 되고
저 또한 많은 책을 읽고 실천하니 느리지만 조금씩 말로 소통하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말이 트이면서 공격성도 줄어들고 여러 가지 사회질서도 배우게 되고
항상 위축되어 있고 고개 숙이고 있던 아이인데 언어를 통해 아이는 자신감이 생기고 더 많이 웃고있네요
부모는 아이의 발달을 항상 유심히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고 느꼈어요. 더 일찍 아이의 어려움을 알아보았더라면.. 하고 생각한답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아이가 힘들 때 든든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나무가 되고싶습니다.
아이가 너무 많은 것을 이루기를 바라지않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든든해지는, 그런 나무가 되려고 합니다.
그 무엇도 아니라 단지,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