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공모] 감사와 자람 가운데 돌아보는 육아
- 등록일 : 2022-11-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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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정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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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육아 체험기
육아 체험 수기를 쓰려니 여러 생각에 설레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음에도, 돌아보니 놀랍게도 많은 기억이 잊혀졌지만, 남아있는 기록과 다이어리를 살피며 자판을 두드린다.
결혼 후, 아이를 바랬던 우리 부부였지만, 오랜 시간 동안 아이가 찾아오지 않아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정부와 광주 광역시에서 난임 부부를 위해 지원하는 여러 도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병원에서 인공수정 방식을 통한 시도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2020년 2월 20일 산부인과 초음파로 아기집 2개를 확인했다. 쌍둥이라니. 이 얼마나 놀랍웠는지.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난황을 확인하고 아이들의 심장소리를 들었다.
2019년, 첫아이는 심장소리를 듣지 못하고 소파술로 떠나 보냈기에
쌍둥이의 심장소리는 더욱 크게 다가왔고, 감사의 마음이 커져갔다.
먼저 보낸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찾아오는 슬픔이 오래 갔는데 쌍둥이 임신으로 현재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남편은 쌍둥이 육아로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쌍둥이를 주신 것은
더 함께 하고 사랑하며 살라는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나를 격려했었다.
맞다, 쌍둥이는 우리에게 축복이었다. 그리고 모든 육아가 그렇다.
아이를 기른다는 것을 어떻게 쉽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각자 다른 방식이겠지만 어떤 부부에게나 육아를 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어려움은 찾아올 것이다.
나는 육아의 소중함을 말하고 나누고 싶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아이를 정말 예뻐하는 엄마들처럼
내가 아이를 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남들과 비교하며 부끄러웠다. 왜 다른 사람들은 육아도 잘하고, 살림까지 훌륭하게 하는 것 같은데, 나는 왜 그럴 수 없는지 자괴감을 가지며 힘들어 하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다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아이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아 오해는 마시라. 그 이전에 아이들이 하나도 안 예쁘고 사랑스럽지 않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매체나 주위 사람들의 모습과 내가 달랐던 면을 말하는 것이다.
정말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에서 한 인격체로 존재하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올해 상반기, 하루는 잠든 아이를 옮기려고 안아 올렸는데, "아~ 이 일을 누가 하나! 내게 이 아이를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있다니!"
그 순간의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그래서 아쉽다.
분명한 것은 아이를 재우는 시간, 잠든 아이를 바라보는 것, 아이를 잠자리로 옮기는 모든 일이 내게 특권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육아 경험, 체험은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최고의 일이다.
그리고 그때 이후로 나는 육아의 일상은 선물이라고 자주 생각하고 감동 받는다.
작년 10월의 일기에 나는 '육아는 나를 잊는 것, 나를 주는 것'이라고 썼다. 그때는 그랬다.
그랬던 내게 육아는 '함께 사는 것'으로 전환되었고,
잠든 아이를 안아 옮기며 받은 특권의 감동으로 육아는 '나를 아는 것, 나를 얻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공모전은 육아 체험 수기 공모전이다. 나는 "체험"에 초점이 갔다.
육아를 하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과 체험만큼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며 지내서 그런 것 같다.
육아는 분명 어려운 면이 있고 수고로운 영역이 많다. 그 누구도 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육아에 도움이 되고 바탕이 되는 체험이 없는 사람에게 어려움은 호기심을 갖고 잘 감당해가거나 절망을 만나는 시간의 연속일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이들을 양육하는 시간에서 아이들에게 많이 고맙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은인"이라고 말한다.
내가 이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거기다 이 어려움을 포기하지 않게 되다니!
나는 아이들을 키우기 때문에 아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아이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과 가치로 자라기를 기대하는 것과 응원이 있다.
그런데 버겁게 육아를 하면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알았다.
나는 나를 모른다는 것을.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편협하고 어리석은가를 말이다.
아이들은 3kg, 2.74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그런데 나는 자연분만, 모유수유를 못한 것에 대해 미련을 갖었다.
이미 아이들은 태어났고, 모유는 풍부하지 못한데 거기에 마음을 두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들이 이 세상에 안전하게 도착하고 내가 건강하다는 것,
초유는 조금 먹일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를 아주 늦게서야 했다.
그리고 육아의 전반은 나에게도 남편에게도 부족한 자신을 알게 되고 자각하는 끊임없는 반복의 시간이었다.
물론 부정적인 것만 있지는 않다.
그런 시간이 지나는 중에 하루는 둘째가 낮잠을 안 자는 날을 만났다. 그 다음날에도.
처음에는 재우려고 애를 썼는데 그 다음에는 그 아이가 소중하다는 것을 말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나는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하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하듯 나도 나를 격려했다. 그동안 그렇게 안하고 못살고 있었다는 것도 육아중에 알게 되어 인정했다.
아이들이 돌을 지날 무렵에 나는 소망이 생겼다. 아이들이 커가는 것 만큼 나도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두돌이 지나면서 육아는 풍요로워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응원하는 만큼 나도 나를 응원한다.
또 육아 체험의 좋은 점은 감사를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쌍둥이 육아를 하면서 나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양가 부모님의 정말 큰 도움으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아이들이 자랐다.
그래서 "저처럼 도움 많이 받는 사람 없어요"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사실 당연히 감사해야 하는 것이면서도
깊이 감사하게 된다. 아이들을 사랑스러운 눈빛과 말로 맞아주는 모든 분들이 얼마나 귀한지 모른다.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고 있다. 나와 남편만이 아니라 세상의 따뜻함, 관심, 지지로 말이다.
두돌이 지난 아이들에게도 지급되는 정부와 시의 양육수당과 아동수당도 정말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광주아이키움이 있어 육아하는데 도움을 받고 이렇게 다양한 시선의 수기를 나누므로 많은 사람들에게 육아의
가치와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
감사는 소망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많은 사랑과 돌봄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정말 멋지게 성장하기를 말이다.
그래서 자기의 존재로 가치 있게 살고 또 함께 사는 삶을 잘 구현하기를 말이다. 지역과 사회, 나라에 세계에!
그리고 육아 체험은 남편과의 소중한 시간이다. 남편과 교제 기간이 짧았는데,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계속 서로를 알아가고
좋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육아를 함께 하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지만 서로를 정말 진실되게 알아가고 신뢰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게 육아는 소중하다. 육아로 힘들기만한게 아니라 세상을 바르게 대하고 살도록 나아가게 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아직도 많이 부족해서 매일이 쉽지 않지만 이 소중한 시간, 선물의 일상을 글로 옮겨보았다.
이를 통해 2년여간의 육아를 돌아볼 수 있기에 감사하며, 그 감사 안에서 오늘의 일상도 기쁘게 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