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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체험수기공모전] 아빠, 아프지마 내가 금방 갈게

첫째를 임신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맞은 우한폐렴 뉴스. 그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마스크를 쓰게 될 줄 몰랐다. 아빠가 된다는 생각에 온갖 미래에 대한 계획을 그리며 며칠을 보냈는데 코로나라니. 코로나19 발생 초반 극도의 긴장 속에서 임산부인 아내는 의무제도가 있기 전부터 당연히 어디서나 마스크를 꼭꼭 써야했다. 임신 때 잘 먹고 좋은 것도 많이 보러 다녀야 하는데 외출도 거의 하지 못하고 태아를 지키는 엄마의 모습이 남편으로서 마음이 아팠다.


우리 부부 예상에는 출산 후에 조리원 생활을 마치면 코로나도 꺾이고 봄을 맞아 갓난쟁이와 함께 놀러 다닐 것 같았다. 하지만 의무 마스크 속에도 코로나 확진자는 늘어만 갔다. 백신을 맞고는 숨통이 좀 트이나 했더니 접종 이후로 전국적인 코로나 확산세 속에 아내와 아이를 처가에 보냈다. 직장 내 확진자가 늘어 잠재적 확진자인 나와 격리를 한 것이다. 다행히 확진자가 줄어들고 나는 피해가나 하며 안도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아내와 아이가 돌아오기 전 내 몸이 안 좋아 신속 검사를 해보니 양성. ‘다행이다. 집에 온 후에 알았으면 옮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과 ‘또다시 일주일을 못 본다니.’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교차했다.


매일 ‘아빠는 어디에 있어? 아빠 밥 먹었어?’라는 질문을 던지는 딸. 아침저녁으로 영상통화를 하며 서로 ‘사랑해’를 반복하고 선물을 사놓을 거라고, 곧 있으면 볼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아빠, 아프지마. 내가 금방 갈게.’하는 딸 모습이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한편으로 남편 없이 홀로 육아를 하는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내가 장모님이 해주신 음식을 배달해 줄 때는 정말 눈물이 났다. 가족과 떨어진 설움, 딸을 보고 싶은 마음, 아내와 장모님에게 느껴지는 미안함과 고마움. 이것이 가족이구나.


얼마 전 두 돌을 맞은 딸을 보면 지난 시간이 무색하다. 아이 얼굴에 맞는 마스크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제 아이 스스로 마스크를 찾아서 쓰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래 어쩌면 이 어두운 시기에 우리 딸이 있어 엄마와 아빠는 정말 행복하게 그 시간들을 보냈나 싶다. 정신없이 아이를 먹이고 재우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지난 여름에는 딸이 열이 떨어지지 않아 코로나 검사도 하고, 입원치료를 했다. 퇴원 후에는 배에 가스가 차서 관장까지 하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아이에게 즐거운 것만 경험하게 해주고픈 게 부모 마음인데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이것도 아이를 자라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내 자식 건강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 누가 큰지 겨룰 수 있을까. 지금은 코로나에 대한 위협이 이전보다 나아진 분위기지만 새로이 둘째를 임신한 아내와 아직 어린 딸이 늘 건강하길 바라고 있다. 어둠이 강할수록 빛이 선명해진다는 말처럼 힘든 시기에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것 같다. 이 어려운 시간 아이를 낳아 기른 모든 부모님들을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여기까지 함께 해준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