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행복한 세상
- 등록일 : 2022-10-21 12:58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진소희
- 조회수 : 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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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 친구들은 학부모인데, 우리는 이 나이에 신생아를 키워야 한다니. 그래도 빨리 생기기만 하면 좋겠다 싶었다. 아이를 얼른 가져야겠다고 노력을 해봤지만, 아이가 쉽게 생기지는 않더라. 조급한 마음에 난임 병원에 갔는데, 내 몸에 있는 근종이 문제라고 했다. 빨리 제거 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난임 병원 선생님 말을 듣고, 수술 날짜까지 다 잡았더랬지? 그때, 기적처럼 우리 아기가 찾아왔다.
기적 같은 아이
정말 우리 아기는 기적 같았다. 수술 날짜를 잡고 그날 내가 CT 촬영을 했으면, 무사히 우리 아기를 만날 수 있었을까? 엄마, 아빠랑 얼른 만나고 싶어서 찾아온 우리 아기. 마흔이 가까운 나이에 임신한 터라 몸이 많이 힘들까 걱정했는데, 나는 다행히 입덧도, 위험한 이벤트도 없이 열 달을 보냈다.
아기를 낳는 것만 무서운 줄 알았지
출산 고통은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이리 힘들 줄은 미처 몰랐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데, 아기는 젖을 제대로 빨지도 못했다. 하루 종일 힘들게 유축을 해도 젖병 바닥에 가까운 유축량. 수유실에서 다른 엄마들은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데, 나는 젖을 물리지도 못하고, 유축해서 먹이지도 못하고 분유만 먹이니 그 자괴감도 대단했다. 그렇지만 별 수 있나. 젖이 안 나오는 걸. 이렇게 젖 먹이기가 힘들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은 왜 없었는지. 우리 아기는 짠하게도 태어나서부터 엄마 젖은 몇 입 먹어보지도 못했다.
어쩜 이렇게 예쁘니?
비빌 언덕도 없이 온전히 혼자서 아기를 키워야 하는 나. 처음 아기를 만났을 때는 너무도 작아 부서질 것만 같았다. 씻기는 것도 조심조심, 안는 것도 조심조심. 새벽에도 몇 번씩 깨고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아기가 활짝 웃어주는 걸 보면 힘든 게 다 없어졌다. 우리 아기는 이마도 예쁘고, 눈도 예쁘고, 코도 예쁘고, 입도 예쁘고 정말 다 예쁘다. 내 새끼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고 말했던 어른들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는 알겠다. 꿀떡꿀떡 잘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
노래하는 엄마, 피아노 치는 아빠
우리 부부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임신했을 때부터 아기 노래를 만들어주자 했고, 지금까지 만든 아기 노래가 세 개다. 자장가 대신 만든 노래를 불러준다. 아기가 더 크면 다 같이 노래하며 살고 싶다. 우리 아기도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면 참 좋겠다.
아기를 낳기 전에 나는, 열심히 살기는 했지만 언제 죽어도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아기를 낳고 나서는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기에게 더 좋은 세상을 주고 싶어 더 착하고 바르게 살고 싶어졌다.
아기를 낳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사람들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 아기가 없는 삶도 장점이 많으니까. 나에게 다시 돌아가도 아이를 낳을 거냐고 묻는다면, 나는 무조건 낳는다고 할 것이다. 우리 아기를 낳고 만난 세계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행복한 세계라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못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