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체험 수기] 함께 해서 배가 되는 행복
- 등록일 : 2022-10-20 16:37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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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방송 매체에서 엄마 혼자 발을 동동거리며 분주하게 육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임신을 했을 때, 마치 모든 것이 내 몫인 듯 두려운 미래를 상상을 하고는 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비로소 부질없는 고민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남편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표정을 잊지 못한다. 행여나 다칠까 한껏 경직된 몸으로 아이를 안은 채 내려다보는 긴장과 설렘이 버무러진 눈빛.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저절로 번지는 입가의 미소에 진한 감동이 마음을 물들였다.
본격적으로 집에서 육아를 시작하며 남편은 전적으로 육아를 담당했다.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목욕을 시키고 재우고 분유통을 씻고 새벽수유까지 하며 다음 날 출근을 했다.
“여보, 오늘은 푹 자. 내가 할게.”
“아니야. 내가 할게. 예뻐서 그래.”
혹시 회사에서 피곤할까봐 푹 자라는 내 걱정에도 남편은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남편과 나를 꼭 빼닮은 딸이 사랑스럽다며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말이다. 덕분에 나 역시 몸과 마음이 편해지니 약해진 몸 회복을 빨리할 수 있었고 아이와 둘이 있는 시간에 더 집중해서 보살필 수 있었다.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은 내게 온종일 집에 아이와 있느라 답답했을 거라며 다정한 말과 함께 바람을 쐬러 다녀오라고 했고 때론 맛있는 밤참도 차려줬다.
난생처음 겪는 육아는 난항에 고되고 힘들었지만, 남편이 있어 힘이 되고 때론 위로가 됐으며 웃을 수 있었다. 덤벙대는 왕초보 엄마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있으니 점점 아이를 돌보는 것도 수월해져갔다. 남편은 회사와 집을 병행하며 자발적으로 육아에 참여했고 그렇게 약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럼,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엄마~ 아빠 보고 싶어!”
5살이 된 아이는 아빠를 무~척 좋아한다. 유치원에서 하원 해 나와 놀고 있으면 아빠가 언제 오는지 묻는다. 그리고 아이가 그리는 그림에는 항상 아빠, 엄마, 아이 이렇게 셋이 웃으면서 놀고 있다. 퇴근 후 여전히 활발하게 잘 놀아주는 아빠 덕에 우리 가족의 저녁은 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자기 전에는 아빠가 들려주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직접 지은) 동화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는 달콤한 꿈나라로 간다.
침대에 누워 생각해본다. 과연, 남편이 없었다면 내 육아 이야기는 행복했을까? 거기에 대한 답은 확실하다. 아니. 분명 험난한 산길과도 같았을 것이다. 지금도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것을 꽃길로 만들어준 남편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줘서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싶다. 아이가 커갈수록 우리 가족에게 어떤 추억이 생길지 기대하며 오늘도 행복하고 설레는 하루를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