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돌봄을 넘어 우리가 성장하는 시간
- 등록일 : 2023-11-14 10:46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박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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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시간제 보육에 맡기기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다 돼 가네요.
시간제 보육을 맡기기 전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제 갓 만 두살이 넘은 아이와 떨어진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걱정도 많이 앞섰죠.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기라 혹여나 요즘 뉴스에 나오는 것과 같이 안좋은 일을 당하더라도 자기표현을 제대로 못 하니까요. 하지만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아이가 때론 따분해 보이기도 했고, 점점 커가며 활동을 왕성해지는 아이를 감당하기에 저는 점점 지쳐갔어요. 이런 고민을 하는 저에게 육아 선배인 친구들이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중요성을 알려 주며 많은 용기를 주었어요.
다행히 집 가까이 시간제 보육 시설을 찾을 수 있었고, 1~2시간 돌봄을 맡길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신청하게 되었어요. 초반에는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기를 꺼려했어요. 눈물이 많았고, 떨어져 있을 때의 걱정이 상당했죠. 그런데 보육 선생님들은 정말 따뜻하게 아이를 대해주셨어요. 아이가 잘 적응하고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전해주시면서, '아이가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는 정말 마음을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아이가 해맑게 노는 사진을 보고 걱정이 많았던 아이 아빠도 걱정을 많이 내려 놓더라구요.
아이 돌봄을 맡기고 저는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동안 아이 때문에 제대로 하지 못한 집 안 청소도 하고 병원도 갈 수 있었고, 책을 읽는 잠깐의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떨어져 있는 시간이 서로에게 필요한 것 같았어요. 엄마도 쉬는 시간을 가져서 더 나은 에너지를 아이에게 전달할 수 있었고, 아이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어요.
시간제 보육이 아이에게 먼저 엄마와의 떨어짐을 부드럽게 익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아이를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은 아이에게 큰 스트레스일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과정이 정말 중요했어요.
그리고 뜻밖의 이득도 있었어요. 아이를 맡기고 나면, 우리 부부는 소중한 단둘이 시간을 가져요. 이전에는 거의 없었던 그런 시간, 서로 마음을 나누고 다시 친구처럼 대화하는 것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이를 맡기는 것이 우리 가족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아이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시간제 보육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맡기는 것은 초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것이 가족과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과 성장을 선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