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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체험수기] 내가 쌍둥이 엄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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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쌍둥이 엄마라니? 그렇게 나도 부모가 된다.

2022년 11월 10일 (목) 오후 4:17

내가 쌍둥이 엄마라니? 그렇게 나도 부모가 된다.

 

5월의 신부가 된 지 1년 2개월이 지나고 남편과 상의 끝에 자식 농사 한번

지어보자 하여 준비한 지 한 번에 와준 우리 천사 쌍둥이들.

임신 6주차까지는 분명히 한 명이었는데 8주차 정기 검사에서 아이가 두 명 쌍둥이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에 내가 쌍둥이 엄마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신 기간은 엄청나게 커진 배로 돌아다닐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고

몸무게는 25킬로나 증량하여 지금도 감량 중입니다. 출산 전에는 아기 100일 지나면 운동과 식단 열심히 하여 찐 살 전부 다 빼리라 호언장담했건만 현실은 쉬는 시간만 되면 눕고 싶고 육아 스트레스는 남편과 맛있는 음식 먹는 거로 해소하다 보니 다이어트는 저 멀리 가버린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무 탈 없이 37주를 만삭으로 채우고 제왕절개로 건강하게 아이를 낳았고 현재도 253일째 열심히 현실 육아 중입니다. 아이들이 잘 먹어준 덕과 친정엄마의 맛있는 밥과 반찬의 지원으로 쌍둥이 모유 소유라는 엄청난 타이틀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두 명이다 보니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생기는데 밤중 소유에는 방안의 조명이 어두워서 내가 안고 있는 아이가 누구인지 헷갈려서 핸드폰 불빛으로 확인할 때도 종종 있고 아까 누가 똥 쌌더라? 하는 질문은 남편과 매일 하는 것 같습니다. 쌍둥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절대 겪을 수 없는 일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쌍둥이를 데리고 외출하면 사람들의 시선과 함께 "쌍둥이인가 봐" 하는 말은 외출 시 한 번 이상은 듣고 있습니다. 연예인의 기분이란 이런 걸까요? 덕분에 외출할 때 저는 비록 못 꾸미고 후줄근하더라도 쌍둥이들은 항상 예쁘게 꾸며주려고 노력한답니다. 

 

쌍둥이들이 깔깔대며 웃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이 떠오르고 아이가 아파서 열이 나고 끙끙댈 때면 밤새 옆에서 병간호를 해주며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울고 떼를 쓸 때는 나중에 꼭 너 같은 자식 낳아보라 하는 부모님의 말씀이 귓가에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쌍둥이들이 저한테 붙어있는 모습을 보며 알맹이들이 껍데기 찾아서 간다는 친정엄마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왜 내가 껍데기인지 듣기 싫었는데 하루하루 아이들을 키워보니 내 새끼들 내 알맹이들이라는 말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돕니다.

 

아이를 낳고 보니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항상 함께 피어납니다. 엄마 아빠도 나를 이렇게 소중한 보물처럼 생각하며 불면 날아갈까 손대면 다칠까 애지중지 키우셨겠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나보단 내 아가들 자식을 위해서 나를 포기하게 되는 모습까지도 싫은 마음 없이 당연하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이렇게 나도 부모가 되는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