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반가워 통통아
- 등록일 : 2022-11-13 23:13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정승기
- 조회수 :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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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태명은 2개다.
우리 부부가 막연하게 통통하게 자라라고 지은 통통이와
뽀로로 애청자인 우리아빠가 지어주신 에디
언제 열 달이 지나나 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열 달이 지나고 아이는 엄마뱃속에서 나가고 싶다고 신호를 보냈다
그 신호를 보낸날이 3.24일 수요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보니 와이프가 신호가 있었다고,
오후에 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는데 자궁문이 2cm열렸다고. 입원을 권했는데
일단 집으로 갔다가 다시 오겠다고 하여 집으로 귀가.
그리곤 집에서 쉬는데 점점 진통이 규칙적으로, 강하게 시작됐다.
병원 갈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에 진통이 더 강해져 병원으로 고고.
병원에서는 바로 입원을 하라고 했고, 정신차릴 틈도 없이 입원실이 정해졌고
우리 부부는 분만실에 함께 있게 됐다.
이때부터는 정말 멘붕의 연속.
자궁문이 더 열리고 진행될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정말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힘들었다.
그리고 진통이 조금씩 더 강해지고 자궁문이 열릴 때까지 와이프는
혼자만의 긴 싸움을 이어갔다.
고통을 누구에게도 나눠줄 수도 없고, 오롯이 혼자서 감내해야하는
와이프를 보면서 내 마음도 무너졌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내진을 하시고는 4.5센티 진행됐다고. 잘 참아냈다고.
무통주사 이후에 와이프는 안정을 찾았고, 나도 피로와 졸음이 몰려왔다.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다 다음날 7시쯤에 분만실로 내려왔다.
의사선생님이 다시 오시더니 이제 거의 자궁문이 다 열렸다고
무통을 끈다고 하셨다.
휴. 이때부터 출산까지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왜 부모님들이 자식들이 아프면,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고 싶다라고 하시는지
이해가 갔다.
분만 간호사 선생님은 와이프를 계속 칭찬하고 또 채찍질하시면서
출산을 이끌어 나가셨다. 파란색 수술포(?)가 와이프의 몸을 뒤엎고
와이프는 마지막으로 힘을 짜냈다.
그렇게 정신없는 순간이 지나고 간호사 선생님이
"아빠 지금 몇시에요"
하고 물어봤고 나는 핸드폰 시계를 확인하곤
"10시32분"이요 하고
기계적으로 대답했다.
"어?"
통통이가 나온건가?
나왔다.
그리 크지 않은 울음소리.
양수 속에 열 달 동안 있어서 핑크색 빛을 띄는 살결
쭈글쭈글한 피부
너무나도 작고 연약한 생명체
통통이를 처음 본 그 찰나의 순간이 흔히들 말하는 슬로우 모션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장갑을 끼고 통통이의 손가락10개 발가락10개를 직접 확인했다.
아 이떄의 감동이란.
통통이의 그 보드라운 손가락발가락을 만졌던 그 촉감을
어딘가에 저장해두고 생각날때마다 꺼내어 다시 느끼고 싶다.
와이프는 휠체어를 타고 입원실로 올라갔고
나 혼자서 통통이를 보러 갔다.
너무나 작고 여린 생명체,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우리 통통이.
그렇게 우리는 세 가족이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더 큰 행복을 만났다.
사랑해 통통아, 늘 엄마아빠가 함께 있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