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공모전] 7년 만에 또 육아 시작?
- 등록일 : 2022-11-09 15:04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서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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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9월 3일, 저희 부부사이에 너무나도 예쁜 사랑하는 딸 예은이가 태어났어요. 첫 아이 출산은 저와 신랑에게 둘 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최고의 행복, 뜨거운 감동, 벅차오름을 느끼는 순간 이였습니다.
그것도 잠시... “육아는 real 현실”이란 말이 실감이 되었어요. 내 생활 없이 아이의 생활패턴에 온몸을 맡긴 채 오늘이 며칠인지 지금이 몇 시인지 기억하지 못 할 때가 많았고, 아이 낳기 전 직업 특성 상 외국어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경험하며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내게 일이 들어 올 때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다니며 그렇게 커리어를 쌓고 있었죠.
그랬던 저는 결혼과 출산 후 저희 두 사람 중 자연스럽게 육아를 맡게 되었고 육아와 살림 두 가지 모두 이 세상 모든 엄마가 그렇듯 처음 경험해보는 모든 낯선 것들을 묵묵히 해나갔습니다.
신랑은 우리 세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마치 전쟁터로 나간 용감한 사나이와 같았습니다. 아이 낳기 전, 저희 둘 사이 싸울 것도 다툴 것도 그리 많지 않았어요. 저희가 사이가 좋아서냐구여? 아뇨.. 연애 4년 동안 미친 듯이 싸웠더니 결혼해서는 오히려 안 싸우는 장점이있더라구요^^ 서로의 성격을 잘 알고 있고 조심하고 배려하니 너무 행복한 신혼을 보냈다고 할 수 있었죠. 로맨틱하고 부드럽진 않아도 투박하고 소소한 행복을 알게 해 주는 신랑이 있어서 결혼생활이 즐겁고 행복하고 안정적 이였습니다.
그러나 출산과 동시 이 모든 게 달라졌죠. 결혼과 육아는 또 다른 것 이였습니다. 아이가 어리고 아이를 하루 종일 패어해야할 한 사람이 필요한데 그게 제가 되고 신랑은 직장생활을 이어가며 저희가정을 지키고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해줬죠. 승진도하고 진급도 하며 신랑은 승승장구하는데 저는 항상 아이와 씨름하며 치워도 끝이 없는 집을 또 치우고 살림하며 육아하는 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느낌도 받고, 또 직장생활을 하며 제 커리어를 쌓았던 그전과 달리 하루하루 발전 없는 제 모습이 답답하고 지루하며 행복하지 못한 육아 생활을 했었습니다.
신랑은 밖에서 온 열정과 에너지를 다 쏟고 집에서는 숙식만 해결하는 하숙생과 같았어요. 아이가 돌이 될 무렵, 첫 번째 생일을 준비하는 동안 필요한 모든 준비도 예약도 모두 제 몫이었고 저는 1년 동안 쌓아온 육아스트레스 + 산후우울증이 겹쳐 신랑과 자주 투닥거리며 “당신의 육아동참이 이 정도라면 우리 사이에 더 이상의 자녀는 없을 것”이라며 엄포도 여러 번 놓았습니다. 사실 상 저희는 첫아이 출산과 동시에 출산계획은 더 이상 갖지 않았습니다.
결혼 전과 달라진 내 모습, 내 환경, 내 위치 모든 것이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고 나를 더 생각해 주지 않고 육아에 적극적이지 않는 산랑모습에 진저리가 나고 그럴수록 제 마음의 문은 굳게 닫혔습니다.
육아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필요로 했습니다. 양육시간, 부모의 체력, 성장 시기에 맞는 교육컨텐츠, 성장과정에 필요한 활동 등.
아이가 커갈수록 아빠와의 시간을 원하고 아빠에게 직접 요구할 때가 많아지자 신랑도 전보다는 시간을 더 내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이 낳고 아이에게 집중하고 아이만 보다보니 몇 년 사이에 신랑도 우리가정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버티고 잘 지켜왔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 시작했지요.
"내가 아이케어를 전담으로 해주니, 밖에서 당신이 일에 집중 할 수 있는 거다"라는 말을 제가 입버릇처럼 말하며 신랑에게 세뇌(?)시켜놨는데
역으로 저 스스로가 "신랑이 혼자 밖에서 애써서 우리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해주니 우리 또한 감사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 마음이 제 마음속에 생기기까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6년도에 아이를 출산하고 아이가 20개월 차에 기관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제 시간도 갖고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어 구직활동을 했는데 그것도 아이가 있으니 아이로 인한(아이가 아파서 급하게 가정보육을 해야 할 때, 코로나로 인한 긴급가정보육이 실시될 때) 제 시간을 활용하며 제가 전에 하던 일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며 만료됐던 자격증을 갱신하고, 새로운 분야의 자격증을 발급받기위해 공부하며 꾸준히 조금씩 나 자신을 위한 시간도 갖았습니다. 언제, 어떤 한 기회가 나에게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갖으며 열심히 눈에 불을 켜고 다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만한 일을 찾았지요.
그러던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고 저는 기존에 경험이 있던 직종은 아니지만 자유롭게 활동하며 경단녀로서 시간제근무 겸 주어진 교육시간을 채우며 활동하는 ‘21년도 광주광역시 디지털 배움터’의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정보와 스마트폰과 관련된 디지털 역량 교육 서포터즈로서 1년간 활동하게 됩니다.
경단녀로서 아이를 키워놓고 내가 다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을까,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가 있을까 라는 걱정과 두려움을 깨는 첫걸음 이였습니다. 활동하는 동안 코로나상황과 방역수칙이 더 심화되어 어려움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21년도 우수강의 사례에도 채택되었습니다.
22년도에는 21년에 이어서 광주 디지털 배움터 역량교육 강사로 전환하여 어르신들과 몸이 불편하여 교육의 장까지 나오기 힘드신 분들 혹은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디지털 평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원래 전공으로 일했던 곳에 공고가 나와 좋은 기회로 면접을 보게 되었고 합격하게 되어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시 취업을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용기를 주고 응원해준 사람은 신랑입니다. 남들이 보기엔 특별한 자리는 아니지만 신랑은 그 이상으로 저보다 더 좋아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저 또한 행복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특기나 소질이 뛰어난 분야가 없었고 평범하고 밝고 놀기 좋아하는 그냥 자유로운 영혼 이였습니다. 흔하고 평범한 학생 이였지요. 아이 낳고도 유난스럽지 않고 아이 키우며 살림하는 평범한 주부였고요.
그런 저도 살림과 육아 다 하게 되더라고요. 공백이 길었지만 재취업도 성공하구요.
제가 생각하는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큰 꿀 팁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
아이를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
엄마(양육자)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22년에는 저희 집에 기쁜 일이 너무 많았는데
가장 큰 축복은 저희 첫 아이의 동생을 만들어준 것입니다.
지금 저에 뱃속에 10주차 생명이(콩알이) 생겼습니다.
첫째 아이를 키우며 처음 경험해보고 겪었던 모든 것들을
다시 하려고하니 두려움 반, 설렘 반 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아이 키우며 힘들다고만 생각하고 모든 것을 완벽하고 잘해야겠더라고 저 스스로에게 부담 주던 것들을 이제는 좀 내려놓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육아에 임해보려고 합니다. 2022년이 지나가기 전에 많은 변화들 새로운 시작이 시작된 마음입니다. 다가오는 2023년도에는 태어날 우리 콩알아이와 함께 첫째 예은이 그리고 신랑과 저, 우리 네 식구 행복한 웃음소리 가득한 육아시간이 되길 바라며 제 육아일기를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