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 체험 수기 > 열여섯의 서툰 육아일기
- 등록일 : 2022-11-09 13:06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김지수
- 조회수 : 1918
평소와 똑같이 평범하게 수업을 듣는 도중 아빠에게 급한 연락이왔다. 엄마가 길에서 쓰러졌다고 처음에는 엄마가 당뇨라는 질병을 가지고 있었기에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않고 저혈당으로 쓰러진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쓰러지면서 찢어진 머리를 수술하는 엄마를 두고
태어난지 일년반 살짝 넘은 막둥이를 데리고 집에서 걱정없이 쉬고있었다. 하지만 네시간정도뒤에 아빠에게 연락이 왔었다. 엄마가 악성 뇌종양이라는 거 당뇨때문에 쓰러진게 아닌 암 때문에 쓰러진것이라고 그말을 듣고 처음에는 믿지 못했고 두번째에는 눈물만 흘렸다. 그것도 잠시였다. 나에게는 아직 태어난지 일년반정도 지난 동생이있었고 ADHD라고 의심되는 일학년 동생이 있었기때문에 정신을 차려야했다.
나도 학교를 다녀야하기때문에 일단 일주일정도 학교를 빼고
막둥이를 받아줄 유치원을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일학년 동생이 학교 끝나고 있을 센터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동생들의유치원과 센터를 구한뒤 나의 육아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침 6시반에 일어나 막둥이, 일학년, 육학년이 먹을 밥을 만들고 차려야했고 학교에 입고 갈 옷, 물, 소지품을 챙기고나서야 나의 학교 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고서는 원래 배구를하고 공부를 하며 방과후 활동을 보냈었는데 바로 집에가서 청소와 , 빨래, 음식등 엄마가 했던 모든일을 다하고 동생들을 데리고와서 밥을 먹이고 씻기고 내일 유치원, 학교 보낼 준비를 다 해놓고 애기들을 재우려고하면 밤 9시였다. 그 시간이되서야 나는 밥을 먹고 씻고 학교갈 준비를한다. 그러다보니 나의 생체리듬은 무너졌고, 나의 꿈도 사라졌다. 하지만 단 한번도 많디많은 동생들이 원망되지않았고 오히려 동생들에게 고마웠다.
나도 아직 미성숙한 중3일뿐이고 육아에 대해 자세히 아는것도 없으며 엄마보다 한참 뒤떨어질텐데 그런 나에게 불평불만없이 고맙다고 해주는거, 와서 안아주고 오늘 뭐했다고 이야기해주며 학교에서 만든걸 나에게 선물해주는 동생들이 너무 고맙고 기특했다. 대부분의 주위에서는 하나님이 너무하시다. 부모님이 원망되겠다등의 말씀들을 해왔지만 부모님이 원망된적도 없고 하느님이 너무하다고 생각한적도 없다.
그저 엄마가 죽지않고 살아있는 점이 행복했고 나라도 아이들 동생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바로 가까이 지켜볼수 있다는거에 만족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거는 언제나 즐겁고 평화스럽지 않았다. 어느날 갑자기 막둥이가 잠들기전부터 잠에 깨고서까지 계속 울었다. 안아줘도 울고, 재밌는걸 보여줘도 울고 나는 아직 육아지식이 없어서 네이버에 검색해보고 이것저것 모든걸 해보았지만 막둥이의 울음은 잠깐 멎을뿐 일분도안되서 다시 울었다. 정말 당황했고 난감스러웠고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지만 그때는 막둥이를 달래는게 우선이었기에 바람이라도 쐬줄려고 밖에 데리고 나갔더니 그제서야 눈물을 그쳤다. 그걸보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다라는 마음과 한편으로는 애기 목이 쉬지않았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그와동시에내가 어제 막둥이에게 뭘했나 생각해봤더니 어제 막둥이가 유리컵을 깨뜨려서 다치지않았나라는 무서운마음에 막둥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만 기억이 떠올랐었다.
그래서 막둥이가 운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들면서 미안한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하루는 막둥이옆에 꼭 붙어서 이것저것 해달라는 걸 다 해주었다. 이렇게 하루하루 내 시간이 없이 바쁘기만 하고 힘들지만 막둥이와 동생들의 미소를 보면
그날 일이 다 행복한거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동생들이 있어서 엄마의 일을 들어도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분명 나 혼자고 외동이었다면 버티지못하고 제대로된
생활을 못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난 미성숙하고 아직 어린 중3이다. 갑작스럽게 안좋은 일로 아이들을 돌보게되며 내 모든걸 포기하게되었지만
그럼에도 난 행복하다 나의 삶은 아직 많았고 내 삶보다는 동생들의 삶이 더 중요하기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
귀여운 저희 막둥이 보고가세요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