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수기공모) 엄마는 슈퍼우먼
- 등록일 : 2022-11-08 14:24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윤미나
- 조회수 : 3100
차가운 바람을 느끼며 가을이 왔음을 실감할 무렵 나의 소중한 두 아들에게도 어김없이 불청객이 찾아왔다.
밤사이 아이들이 번갈아가며 콜록이는 소리가 신경쓰였는데 눈뜨자마자 양쪽코에서 콧물이 쉴틈없이 흐르는 모습을보니
감기에 걸렸구나 싶었다.
주말오전 남편과 함께라면 조금이나마 병원가는것이 수월했을테지만,
나는 둘째가 태어난 직후 남편의 타지발령으로 1년가까이 독박육아를 하고있는중이다.
나갈준비를 모두마치고 병원에 도착하면 나는 또다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주말, 환절기, 그리고 오전 9시 30분
대기번호 76번
아마도 나는 오늘 오전 모든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할 듯 했다.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아이가 보채기 시작했다.
“엄마 나 배고파~”
생각해보니 눈뜨자마자 병원에 왔던터라 첫째도 둘째도 배가 많이 고플것 같단 생각이 들어
유모차를 끌고 첫째손을 잡고 가까운 식당에 들어갔다.
아이가좋아하는 돈까스 하나를 시키고 둘째 이유식을 먹이며 대기시간이 줄기를 기다리고 있는 나는 배고픔도 잊을정도로 지쳐있었다.
밥을 다 먹이고 병원을 가기위해 가게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거짓말처럼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입고있던 가디건을 벗어 첫째를 꽁꽁싸서 등뒤에 업은 뒤 유모차를 빛으속도로 끌며 병원까지 뛰었다.
아이들이 비를 많이 맞지 않았지만 감기에걸린 상태라 걱정이 많이되어 곧장 집으로 데리고왔다.
그리곤 따뜻한 물로 손발을 씻기고 새옷으로 갈아입힌 뒤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나는 비에 속옷까지 젖은상태였지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이들 데리고 병원 한번 다녀왔을 뿐인데
오후 2시가 다되어서야 나는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고 물한잔 마실 수 있었다.
샤워를 하기위해 욕실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미친듯이 쏟아져 나왔다.
나도 엄마이기전에 사람인데
배고프고 춥고 힘들고 모든감정을 쏟아내고싶지만, 아무도곁에 없었다.
한바탕 울고 나오니 왠지모르게 아이들도 내눈치를 보고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갑자기 큰아이가 나에게 다가와 “엄마 힘들어?” 라고 물었다.
나는 “응 힘들었어~” 라고 대답했다
아이는 웃으며 “엄마 오늘 시현이 업어줘서 고마워~ 내가 안마해줄게” 라고 말하며
고사리같은 손으로 내 등을 토닥거린다.
아이가 내 등을 토닥거리는 손길이 세상그 어떤 위로보다 따스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나의 오늘하루는너무 버거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있어 행복한 슈퍼우먼 “엄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