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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체험 수기) 넌 하늘의 별이야. 이 땅의 보석이야.

엄마가 너에게 쓰는 편지

너를 만난 건 174월 따뜻한 봄날이었지. 벚꽃이 흩날리고 있던 날 너는 세상에 태어났단다. 네가 태어난 날 모든 사람들은 너를 축하했고,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을 얻게 되었어. 뭐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듯이 너라는 보물을 얻으면서 갑자기 엄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나는 참 많이 힘들기도 하고 버겁기도 했어. 모유수유를 하면서 잠도 못자고, 복직했다가 네가 우는 탓에 다시 육아휴직도 하고, 매 순간마다 좌절하고 처음으로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 겁이 났어. 그리고 누구보다도 자유롭던 삶을 살다가 너를 키워야하기에 너와 연결되어 어딘가를 가는 것조차 힘들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엄마는 많은 날 스스로를 내려 놓았단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힘든 순간들을 버티게 해준 것은 너였어. 네가 그저 날 보고 웃어주고, 내가 뭐라고 엄마~’하며 손을 잡아주고, 내가 슬퍼서 울 때 영문도 모른 채 같이 울어주는 너를 보면서 나는 어떤 말보다 큰 위로를 얻었단다.

그리고, 너로 인해 엄마는 삶을 돌아보게 되었어. 멋진 차, 넓은 집, 이런 것들이 주는 행복이 크다고 여겼었는데 요즘 엄마가 느끼는 행복은 너와 함께한 순간들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 어제 함께 그네를 타면서 엄마 세상이 울긋불긋해요. 나도 울긋불긋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깔깔대는 그 순간 엄마는 정말 행복했단다. 사랑은 마주보는게 아니고, 같은 곳을 보는 것이라는 얘기가 사실인 것 같구나. 그리고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엄마가 널 사랑하듯, 네가 너의 동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단다.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너와 나 사이에 있을 거라고 믿어.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한단다

 

 

아빠가 너에게 쓰는 편지

사실, 나는 아이를 싫어했단다. 지나가는 아이를 보아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떠들고 장난치는것만 보아도 눈살을 찌뿌리며 싫은 내색을 했다. 손님으로 어린 아이가 오면 돌려보내고 싶어했고, 아이가 귀엽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이었단다. 네가 태어나고 사람들은 나를 닮았다고 했지만 나는 솔직히 네가 나를 닮았는지도 모르겠고, 주변에서 축하한다고 하는 말도 이게 축하받을 일인가 싶어 얼떨떨했단다.

그런데, 아빠가 기억하는 가장 행복했던 추억은 11개월쯤 나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이란다. 그 전까지는 내가 퇴근을 하면 기어서 졸졸 나를 따라다니기만했는데,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부터 나는 너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단다.

그리고 아빠는 네가 태어나면서 너의 할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단다. 사실 너의 할아버지는 표현이 없고 무뚝뚝하셔서 아빠의 사랑이란 것을 어렴풋이 느끼기만 했을 뿐,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네가 태어나면서 그리고 널 키우면서 아빠는 할아버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셨는지 알게 되었어. 자식이란 그런 존재란다.

아빠는 너를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네가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 때 어디까지 제재를 해야하는지, 어떻게 대화로 말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고 공부도 하고 있단다. 아빠도 사람이라 너에게 실수도 하고 잘못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가족이니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도록 하자.

 

외할머니가 너에게 쓰는 편지

네가 태어난게 엊그저께 같은데, 이제 할머니와 한글 공부 대회도 하고 친구처럼 대화할 정도로 큰 너를 보며 할머니는 몹시 뿌듯하고 자랑스럽구나. 네가 태어나고 내 딸(너의 엄마)가 육아를 도와달라고 했을 때 주변의 많은 할머니 친구들이 손주 키워주지마. 병난다. 나중에 좋은 소리도 못 듣는다라는 말을 했었단다. 솔직히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몸도 아프고 너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자신도 없었단다. 하지만, 너를 엄마와 함께 돌보기로 했고, 몸이 힘들긴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인생의 보람을 느꼈단다. 덕분에 너의 작고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됐잖니? 할머니는 내 딸이랑 똑같은 어린 시절 모습을 너를 통해 다시 느끼며 다시 30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단다. 그저 예쁘기만하고 무엇을 해도 다 그러려니 하는 나를 발견하면서 내가 너의 엄마를 키울 때 조급하지 말 걸 그랬다라고 생각을 한단다.

가끔은 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찾는 너를 보면서, 내가 너의 비빌 언덕이 되어 줄 수 있어 존재의 의미를 찾기도 했단다. 세상의 어떤 보석이 너보다 더 값질 수 있을까. 할머니는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한단다. 네가 세상의 도움이 되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너를 키우고 돌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