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반짝 반짝 작은 별
- 등록일 : 2022-11-04 08:26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김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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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깜깜해서 반짝반짝 아기 별이 생겼어!”
말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아이처럼 신기한 것이 있을까? 아이는 해가 빨리 지는 요즘 저녁 나와 길을 걸을 때면 하늘에 뜬 작은 별을 보며 말을 건넨다. 순수하기만 한 아이의 표현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도 여러 번이다. 때로는 자주 보는 책에서 배웠던 것을 그대로 말하기도 하는데 식사시간에 밥을 먹으며 “냠냠, 쩝쩝 맛있겠다!” 라는 문어체 같은 말을 따라해 엉뚱하고 귀엽다.
우리 아이는 주변에서도 개월 수에 비해 말이 빠르다고 한다. 나와 잠깐 산책을 할 때도 길거리에 있는 상점과 나무, 사람들을 보며 끊임없이 말을 할 정도로 말하기를 좋아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하원 시키러 오는 친구엄마들도 누구의 엄마인지 다 외우고 인사를 건넬 정도로 사교성도 좋다. 밝고 명랑한 것이 매력인 아이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아이가 돌이 다 되어갈 무렵 받았던 영유아 검진에서 언어, 사회 발달이 느리다고 발달검사를 권유 받았었다. 충격적이고 속상해서 많이 힘들었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인 것만 같았다. 아이를 낳고 주변의 도움이 마땅치 않아 온 종일 아이를 혼자 보며, 산후우울증이 왔었다. 아이와 말도 잘 하지 않았고 하루 종일 누워서 지내기도 했었다. 내가 아프니까, 아이도 아픈가 보다. 자책하며 많이도 울었었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해.’ 나는 병원에서 약도 먹고 상담도 받으며 우울증을 치료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아이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많은 시간을 함께 놀아주려 노력했다. 나의 휴식과 아이의 발달을 위해, 어린이집도 이 무렵 다니게 되었다. 아이는 다행히 잘 적응해주었고, 모두의 도움으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이 보였다. 내가 한 발 다가가면 아이는 한 달음에 달려오는 것이었는데... 왜 미처 몰랐을까?
내가 마음을 열자 나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고 나와 모든 것을 함께 하려는 아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에게는 엄마가, 아빠가 이 세상 전부야.” 흔히 사랑 고백을 할 때 ‘이 세상 전부’라는 말을 쓴다. 아이는 나에게 언제나 사랑한다고 눈으로, 몸짓으로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속상해 했던 시간들이 무색해질 정도로, 많은 것을 느끼고 교감해 갔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생각과, 감정들이 하루하루 쌓이면서 나의 마음 한 켠에 자리 잡는다. 그로 인해 자라면서 겪었던 나의 크고 작은 상처들이 치유되고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다. “나는 엄마니까 해낼 수 있어, 엄마는 강한 사람이야.”
지금 나는 소중한 나의 가족들과 함께하기에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 건 아마도 내 마음 속에 언제나 함께하는 작은 별, 나의 아이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준서야, 깜깜해도 엄마한테는 반짝반짝 아기별이 있어! 정말 사랑스럽고 소중한 별이야.” 라고 말하여 아이를 안아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