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공모전] 어느 날 문득 엄마가 되었다.
- 등록일 : 2022-10-27 11:09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오은선
- 조회수 : 3525
남편의 정직한 심성(?)에 ‘이 사람이라면 믿고 살 수 있겠다’ 싶은 마음에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고, 양가 허락을 받는 도중 “걔(남편)는 집도 못사는 형편인데 무슨 결혼이야” 라며 다시 생각해 보라는 친정엄마의 차가운 한마디에 우리는 주눅이 잔뜩 들어있었다.
직장 말고는 경제적인 사정이 좋지 않지만, 나는 차근차근 이루고 싶었는데,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았었다.
퇴근 후 상처난 마음을 남편 품에서 울다 지치길 여러번,
그러다가 문뜩 엄마가 되어버렸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내심 나 혼자는 결혼을 생각하는 순간부터 마음을 먹고있었던지라 임테기로 확인 후 다음 날 산부인과를 찾았고, 난 아이의 심장소리를 들어버렸다.
‘쿵쾅쿵쾅’ “축하드려요. 임신입니다” 아이의 심장소리에 이어서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에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아! 이 존재에게 축하를 해주시는구나’
그리고 그 심장소리. 나는 잊을 수 없었다. ‘낳아야겠어. 그리고 가정을 꾸려야겠어’
결혼을 안할 수 없었던 상황에 친정엄마는 말이 없으셨고, 상견례는 친정아빠만 자리 하셨다.
임신소식을 알게 된 시댁에서는 나를 많이 안아주셨고, 친정의 서운한 반응은 어느 새 잊게 되었다.
점점 배가 부르는 모습은 나는 기쁘고 즐거웠다. ‘정말 예쁜 아기가 나올거야’
늘 기다리고, 지켜주고 싶은 존재라서인지 출산예정일을 10일 넘겼지만, 나는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결국 유도분만으로 세상을 나오게 되었지만, 나는 아기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 모든 순간과 시간이 소중했다. 비록 제대로 된 신혼살림 없는 임대주택이지만 아기를 재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만족했고, 너무나 피곤한 정신이었지만 모유를 먹는 모습이 예뻤고, 부족하지만 정부가 지원해주는 비용으로 감사하게 육아를 도맡았었다.
그래서일까? 우리 아기는 너무나 예쁘게 성장해주었다. 정말이지 말도 예쁘게 잘한다.
그저 다 예쁘다. 3살까지 내 품에 키워서 그럴까? 엄마를 많이 찾아서 귀찮을 때도 있지만 나는 아이가 ‘엄마랑’이라는 말이 너무 좋다.
그리고 막상 아기가 세상 밖에 나오니까 제일 좋아하는 건 우리 친정 엄마였다^^
지금은 너무 잘해주셔서 그 때의 상처는 덮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혼자 크던 첫 아이에게 형제도 만들어주기로 했다.
여동생이 갖고싶다던 첫아이에게 감사하게도 진짜 여동생이 생겼고, 그렇게 자매가 되었다.
둘째를 잘 돌봐주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첫 아이를 보면, 둘째도 잘 낳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부족했지만, 광주에서 너무나도 많은 지원으로 우리 둘째는 부담없이(?)잘 커가고 있다. 더군다나 영양플러스 지원 덕에 임신과 출산 후 내가 잘 먹어서일까? 둘째는 완모를 하게 되었다. 이런 모든 지원이 정말 ‘아이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였다. 솔직히 작년부터 이 정책을 보고 둘째를 생각한 것도 맞고, 정부에서도 출산을 장려한 만큼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준다는 말이 실감이 나고 있다.
앞으로도 예쁘게 크자. 우리 두 딸아이. 엄마에겐 첫째도 둘째도 모두 소중하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