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이키움

회원가입

광주아이키움 전체메뉴

육아체험수기 공모합니다.

항상 작고 연약해 어리게만 생각하던 아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었다.

수염도 거뭇하고 여드름이 이마를 뒤덮은 모습이 가끔 낮설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늘 내가 아이를 가르치고 키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의 일과를 되돌아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는게 문제다.

아빠~ 내가 용돈 줄게 엄마 생일에 선물 사는데 보태.” 라며 십만원을 건네주는 아이에게 마음 한켠에서 올라오는 어떤 느낌은 무엇일까..

받은 용돈을 아껴 건네는 아이의 깊은 속내는 나를 부끄럽게 한다.

사는게 바빠 사랑하는 아내의 생일도 무심히 지나칠뻔 했던 나에게 아이는 사랑을 가득 담아 진심을 건넨다.

아빠, 엄마 좀 도와서 설거지 같이 하자!” 라든가 마지막에 먹었으면 꼭 치우고 자.” 같은 소소한 잔소리는 일상이 되었다.

피곤하고 힘들다는 핑계뒤에 숨어 늘 집에 가면 늘어져 있기 일쑤인 나에게 아들은 작은 배움을 주곤 한다.

크고 작은 일이든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배려가 담긴 행동은 지나치기 쉬운 일인 것 같다. 내가 놓치고 있는 일들을 어느덧 내 아이가 나를 더 성숙한 아버지가 될 수 있게 가르쳐 주는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날은 아내와 크게 싸우고 어떻게 만회를 할까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두 아이를 키우랴 힘이 들었을 아내를 달래고자 아이들을 찾아 패밀리랜드에 간 적이 있었다.

분위기상 뭔가 엄마 아빠가 싸운 것은 같은데 엄마없이 아빠와 동생 셋이서만 놀러 온 적 없던 첫째는 그날 종일 내 눈치를 보았다.

생각해보면 나는 왜 늘 싫은 소리를 듣고 나서야 행동했던것인가?후회가 된다.

아직은 십대, 어리다면 어린 아이의 눈에도 아빠는 잔소리로 가르쳐야만 하는 그런 철없는 아빠는 아니였을까 반성해본다.

아이가 더 커서 아빠에 대해 더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작은 것부터 바꿔 나가야 겠다는 생각과 다짐을 해본다.

나를 만나 늘 고생만 하는 아내가 힘들지 않게 집에 오면 내가 가장 바쁘게 움직여 보고 아직은 어린 둘째도 아빠 껌딱지가 되도록 몸으로 놀아주는 것부터 시작해봐야겠다.

아내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떠오르는 날 나의 아들에게도 멋진 아빠가 되는 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