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 아빠도 아빠는 처음이라 미안해'
- 등록일 : 2022-10-18 20:57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박동영
- 조회수 : 4452
육아 체험 수기 “아빠도 아빠는 처음이라 미안해.”
생각해보면 참 순식간이다.
어느 날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소중한 보물을 애지중지 키워온 나날이 벌써 10년이나 되었다니!
탯줄을 자르던 그날의 눈 맞춤이 바로 어제 같은데 시간은 참 빠르고 또 느리게 흘렀다.
아이들이 신생아였을 때에는 하루가 한달 같고 너무 작아 무섭기만 했다. 게다가 남의 집 아이는 금방 크던데 이 녀석들은 아무리 분유를 먹여도 도통 크지를 않았다.
탯줄을 자르던 그날의 눈 맞춤과 기저귀를 갈며 허둥대던 나의 모습이 선명히 생각난다.
기저귀는 재빨리 갈아줘야 하는데 어수룩한 나는 허둥지둥하다 아이 체온관리가 되질 않아 딱꾹질도 참 많이 했더랬다.
첫째 아이는 아내가 휴직을 하고 전담해서 키웠는데 연년생으로 태어난 둘째가 문제였다.
첫째 아이에게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뒤집히는 충격이었으리라..
엄마가 동생을 바라만 봐도 서러운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낮에는 내가 출근을 하니 어찌 어찌 버틴다지만 길고 긴 밤은 고작 1년 7개월을 살아낸 아이에겐 공포스러운 시간이었나보다.
밤에 엄마가 동생 수유를 하면 그렇게 울고 잠을 자지 않아 우리 부부는 모두 급격히 힘들어졌다.
양가 부모님은 모두 육아를 도와주실 여건이 되지 않았고 육아는 부부 둘만의 지상 최대 난제였다.
회사에서는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야근은 최대한 피해야 했다. 6시가 되면 최대한 빨리 귀가를 하고 둘째는 내가 전담해서 돌볼 수 밖에 없었다.
신생아는 두세시간마다 수유를 해줘야 하고 먹으면 트름은 필수인지라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낮에 회사에서 힘들었던 날은 밤에 배고프다고 우는 아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잠들어버리기도 했다.
기저귀를 갈아주지 못해 엉덩이도 짓무르고 손톱 자르는 것도 무서워서 벌벌 떨었던 지난 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연하다.
첫 아이는 아내가, 둘째는 내가 포대기에 업고 추석에 전을 부치고 생선을 다듬던 지난날엔 참 고단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래도 행복한 기억의 한 조각이 되었다.
그 작던 아이들이 이제 초등학생이 되어 오늘은 체육대회를 했다며 눈부시게 웃어주었다.
육아는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 짧고 굵게 힘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밤을 지새우고 우는 것도 달래가며 말하기, 식사하기, 친구는 때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글쓰기와 생활 습관 교육 등..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너무 많은 것들을 깊은 인내를 갖고 꾸준히 알려주어야 완성되는 것이다.
내 부모님이 나에게 그러했듯이 나 또한 내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님이고 싶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도 아빠는 처음이라 잘한 기억보다는 미안한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르는 것은 어째서일까..
나의 육아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소중한 내 보물들이 잘 자라서 다른 사람을 돕고 사는 멋진 어른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아빠로써 평생을 공부하며 배워서 더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차세대 게임산업 박람회에서> <라마 농장 생태체험학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