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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 허리디스크터짐,,. 아빠의육아휴직

개천절날 예정일이었던 아기 임신중 5개월때쯤 허리가 너무 아프기 시작했다.

아직도 그날을 잊을수가 없다. 스승의날쯤에 허리가 삐끗한 것 같더니 일어나지도 앉지도 못하겠고 한발짝 떼기가 힘들정도로 허리에 감각이 없어졌다. 119를 불러야하나싶을정도로 뻐근하더니 좀 누워있으니 움직일수있을정도여서 출근중이었던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병원에 가자고했다. 처음에는 한방병원에가서 침치료를 받고 그리고 좀 증상이 나아지더니 단순히 임신증상중 하나로 생각하고 며칠있으면 나아지겠거니하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때도 한 3-4일간은 계속 누워서 지냈었다. 움직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전기충격기로 왼쪽다리를 찌르는듯한 느낌에 방사통과 다리저림이 잘때도 심하게 느껴져서 신경외과에 갔고 MRI를 찍어보니 허리디스크가 터져있었다.

단순히 임신증상인줄 알았던 나의 무지함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의사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임신중이라서 스테로이드제제인 신경주사나 약물치료를 할 수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고통그대로를 느끼면서 출산때까지 버텨야한다는 것이었다.

허리디스크 탈출 진단을 받고 충격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 그래서 이렇게까지 아팠던거였구나 속시원한 마음이었다.

임신하면 다들 이렇게 아픈줄알고 있었던 나의 무지함..

겪어보지 않았던 처음경험해본 임신이기에 서툴렀던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배가 점점 앞으로 불러오고 허리는 더 압박이 심해졌고 임신기간 내내 거의 누워서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남편이 옆에서 모든과정을 지켜보았고, 칼로 다리를 베어내는듯한 끔찍한 고통이 왼쪽다리에 방사통이 생길때마다 어찌할바를 모르며 남편에게 다리를 주물러달라고 내다리좀 어떻게 해달라고 울부짖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지금생각해도 어떻게 그 고통을 견뎌왔는지 다시하라고하면 절대 못할것같다.

초기3개월간은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며 울고불고 과연이렇게 태교를 하는게 맞는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기에게 미안하면서 나의 고통에 울기 바빴다.

그래도 가끔 고통이 잦아들때는 아기에게 미안해서 아기야 엄마가 아파서 많이 울어서 미안해. 엄마가 아기나오면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줄게 사랑한다 아가야 라며 태담을 해주었다.

막달이 되니 그래도 걸어다닐만한정도로 허리상태가 나아지는듯했고 과연 출산을 자연분만을 할수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생기기시작했다. 산부인과의사선생님의 말씀으로는 불가능한건 아니라고하셨는데 진통이 오면 허리가 괜찮을까 걱정이다 라고 하셨다. 인터넷과 여러 가지 정보들을 찾아보니 허리디스크인 임산부의 자연분만한 사례가 없진 않았다. 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자연분만을 도전해봐야겠다라는 용기가 생겼다.

어느날 갑자기 저녁으로 매운족발을 먹고 누워서 자려고하는데 다리밑으로 주르륵 뭔가가 흘러내렸다. 양수가 터진 것이다. 예정일보다 3주나 일찍 신호가 왔다. 출산일까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출산가방도 싸지도 않았었는데 부랴부랴 필요한 짐만 5분만에 싸고 저녁1130분에 병원으로 출발했다. 진통은 안느껴지고 양수만 터졌었는데 병원에 도착하고 내진을 해보니 그때부터 신기하게 진통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6시간이 흘러 아침 6173.06kg의 건강한 남아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했다. 허리가 걱정되었었는데 진통이 오니 허리의 아픔이 잊혀질만큼의 고통이었고 무통주사의 힘을 빌려 잠시 고통에서 잊혀지다가 엄청난 고통을 다시 겪으면서 출산을 할수 있었다. 황홀한 경험과 영광스러웠던 아기와의 첫만남을 마치고 23일간의 입원을 하고난뒤 몸조리를 하러 조리원에 들어갔다. 출산의 고통에 아주 잠시 잊혀졌던 허리디스크의 고통은 그때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잠못들정도로 다리방사통이 심해졌고 아기를 안고 모유수유를 하다보니 앉아있는 자세가 허리에 매우안좋은데 1시간씩 계속 수유를 하고 있는 자세를 하다보니 허리에 너무나도 많은 무리가 되었다. 24시간중에 3시간씩 8번을 수유를 해야하는 신생아이다 보니 계속 앉아 있는 자세가 지속되다보니 나의 다리가 끊어질듯이아팠다.

고통을 못견디고 코로나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보니 외출이 되지않았지만 나의 상태를 설명하니 조리원에서 외출을 허가해주셨고 신경외과병원을 내원해서 신경주사를 맞았다. 모유수유중임을 말씀드리니 약물치료는 어렵다고 하셨다. 아이의 이쁜모습에 반해 계속해서 모유수유를 하고싶은마음에 그렇게 버티다가 도저히 다리 방사통을 견뎌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 약물치료를 하기로 결심했고 모유수유는 3주간만하고 중단하게되었다. 약물치료와 신경주사를 맞고도 바로 허리디스크가 낫는 것이 아니었고 방사통이 조금씩 줄어드는 정도여서 육아를 맡아서 할수없었고 조리원에서 나오자마자 정부지원산후도우미서비스를 신청하였고 도움을 받게되었다. 그리고 아빠의 육아휴직이 시작되었다. 산후조리를 하면서 아이를 볼 수 있는 몸상태가 아니었고 아빠와 산후도우미분의 도움으로 육아를 시작하게되었다. 모든 것이 순탄하게 이루어질수있을것이라고 생각했던 임신과 출산은 정말 모든 것이 내마음대로 되는일이 거의 없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허리디스크가 이렇게 출산후에도 육아까지 영향을 미칠것이라고는 생각하지못했다. 다행히 아빠는 육아휴직을 계속 쓸수있어서 엄마의 몸상태가 나아질때까지 육아를 함께 하고 있어서 감사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분유먹이기, 트름시키기, 옷갈아입히기, 기저귀갈기, 똥싸면 씻겨주기, 젖병씻기, 놀아주기, 목욕시키기, 새벽수유해주기, 방청소하기, 설거지하기, 밥하기, 빨래하기 등등 육아의 일들을 적으면 끝도 없지만 이 모든걸 아빠가 전담으로 해주니 엄마는 너무 행복하게 몸조리를 하고 있어서 감사하다. 육아휴직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엄마와 아빠가 함께할수있어서 행복하다

2개월이 조금 넘은 아기와 함께 하고 있는 요즘 너무나도 행복하고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허리디스크가 완전히 100프로 회복된건 아니지만 약을 1달간 이상 먹으니 다리 방사통의 80프로는 줄어들었고 본격적인 치료를 하고나서는 울지않고 웃으면서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보내고 있다.

몸으로 놀아주는 것이 제한되다보니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아이가 놀 수 있는 장난감을 대여하면서 아이가 웃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아기체육관, 공 등등을 대여하여 2주마다 반납하면서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놀수있도록 하니 아이도 좋고 엄마아빠도 즐겁게 육아를 할수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혼자였으면 절대 견뎌낼수없었을텐데 아빠와 엄마가 함께하는 육아를 할수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하다. 앞으로도 무슨 고난과 역경이와도 함께라면 아이를 잘 돌보면서 견뎌낼수있을것이라는 용기가 생긴다. 아가야 엄마랑 아빠가 많이 사랑해줄게 건강하게 자라다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