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보다 더 부모같은 돌봄
- 등록일 : 2023-11-13 02:12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고광준
- 조회수 : 1317
한국의 가임여성 합계출산율 0.78명인 시대, 예전에 비하면 아이 낳아 키우기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만큼 다양한 육아 정책들이 점점 늘어가며 돌봄 관련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는 추세다.
그중 맞벌이가 당연시되는 시기, 양육 과정 중에 꼭 필요한 병원 동행 서비스를 이용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갑자기 아이가 아플 때 부모 중 누군가는 회사에서 일하다 말고 연차를 쓰거나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을 때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우리 집 사정이 딱 그랬다.
급하게 학교에서 연락이 온 아이는 운동을 하다가 허리에 통증이 생겨 병원에 가야만 했다. 급하게 병원에 가야했지만 지방까지 출장을 가 있던 우리 부부는 당장 달려갈 상황이 되지 않았고 주변에 대신 병원을 가줄 만한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주변 지인들에게 수소문한 끝에 광주 동구의 아픈아이 긴급병원동행 서비스를 알게 되었고 급히 신청을 하게 되었다.
지금 당장 출동해 줘야 하는 상황을 반신반의 하며 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절차 안내와 함께 출동해 주시겠다는 회신을 받게 되었다.
신청하는 방법도 핸드폰으로 신청할 수 있는 URL을 문자로 보내주니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었고, 바쁜 상황이어서 회원가입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서비스 이용 후 당일 내에만 하면 된다는 안내를 받게 되어 바쁜 와중에 너무나 고맙고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병원을 같이 가주는 것만이 아니라 다시 학교로 데려다준다는 병원동행 서비스는 서비스 비용까지 무료였다. 내가 이런 서비스를 몰랐다는 것이 이제 와서 생각하면 참 안타까울 뿐이다. ‘모르는게 약이다’ 라는 말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모르면 바보가 되는 지경이니 말이다.
처음엔 모르는 사람에게 병원 동행을 부탁하는 게 걱정도 되었다.
그러나, 杞人之憂였다.
픽업문자와 병원에서의 진료내용 · 약을 복용하는 방법 · 귀가문자 등 부모가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 부모인 내가 간 것 보다 너무도 자세하게 전달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내 마음이 무색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듯 의사에게 궁금했던 부분들, 앞으로의 진료 일정 등 많은 것들을 꼼꼼하게 체크해서 안내해 주셨다. 얼굴도 모르는 그 분께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부모 마음을 꿰뚫지 않고서야 그렇게까지 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을까!!
부모나 조부모에게 의지하던 양육 환경에 병원동행 서비스는 어느 부모든지 든든하고 만족할 만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지인들에게도 이런 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줬는데 안타깝게도 광주광역시에서는 동구에서만 진행하는 서비스라고 한다. 병원동행 서비스는 동구 뿐만 아니라 광주와 전국으로 확대되어도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서비스인데 너무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육아 정책들이 쏟아지고 돌봄에 대한 수요도 인식도 달라지는 시기에 이런 틈새 돌봄 정책들은 나와 같은 맞벌이 부부에게 단비와도 같은 서비스였다. 정부가 외치는 함께 돌봄은 바로 이런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작은 돌봄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