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수기] 아이를 키우는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
- 등록일 : 2023-10-31 21:56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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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
저는 결혼 13년차,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주부입니다. 저는 우리가족이 사랑하는 도서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가족은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도서관에 다녔습니다. 큰아이가 돌이 안되었을 무렵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가족 모두 도서관에 다닌지가 12년이 넘었습니다. 자주 가다보니 좋아졌고, 좋아지니 자주 가게 된 곳이 집 주변 도서관입니다.
도서관 하면 답답하다. 삭막하다. 불편하다 생각하기 쉬운데, 요즘 도서관들은 시설도 좋고, 아이들이 책을 읽기 편한 인테리어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처음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한 것은 큰 아이 돌 무렵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돌쟁이 아이들에게 유아프로그램을 무료로 한다는 것을 알게 돼서 유모차를 끌고 가서 매주 수업을 들었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혼자서 육아를 하기 버겁고, 육아하는 엄마들을 만나기 어려웠는데 도서관에서 지인들을 사귀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땐 북 스타트 프로그램부터 시작해서 블록수업, 요리수업을 들었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과학프로그램, 마술, 스케치 수업까지 도서관 수업에서 들었습니다. 첫째 아이 뿐만 아니라 둘째도 다양한 도서관 수업을 들었습니다. 도서관 수업을 들으면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도 만날 수 있고, 프로그램 대부분이 무료라 경제적인 부담도 없었습니다.
요즘 도서관은 유아들도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놀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늘어나서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는 것이 하나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갈 때면 사서 선생님들이 더 반겨주시고,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라며 수업들을 권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도서관에 자주 다니게 되니 아이들은 당연히 도서관을 좋아합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온 가족이 도서관에 가서 읽을 책을 빌려옵니다. 만화책도 빌리고, 가끔 시간이 맞으면 영화도 한편씩 보고 오곤 합니다.
도서관을 한군데만 가는 것이 아니라 집근처 작은 도서관에도 가서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빌려옵니다. 만화책을 빌려도 잔소리하지 않고 맘껏 빌리게 해줍니다.
멀리 여행이라도 갈때면 미리 도서관에 들러서 이동 중에 차 안에서 읽을 책들을 빌리기도 합니다. 이젠 아이들도 여행가기 전에 도서관에 들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더운 여름 아이랑 집에만 있기 답답할 때면 시원한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하고 옵니다. 집에 있으면 유튜브와 핸드폰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이 도서관에 가면 자연스럽게 책을 고르고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읽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작은 도서관은 집근처에 있어서 아이들 학교 끝나는 시간이면 손을 잡고 걸어갔다 오기도 합니다. 집 주변 작은 도서관을 검색해보니 10곳이 넘게 있습니다. 매번 다른 도서관에 들러서 새로운 책을 찾아보고, 도서관 주변에서 놀다가 오고 있습니다.
맹모삼천지교, 맹자의 교육을 위해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집을 옮겼다고 합니다. 저는 도서관에 데려가 주기만 하고 있습니다. 아들 둘을 키우면서 항상 독서 교육을 고민하는데,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도서관에 가주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주변에 책을 놓아둘 뿐, 선택을 하는 것은 언제나 아이의 몫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