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 등록일 : 2023-10-30 15:08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이현아
- 조회수 :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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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9개월차로 들어선 우리 아기.
그런 아기를 가만 지켜보다보면 세월이 어느새 이렇게나 훅 갔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 모든 상황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신 양가 부모님께 감사드리게 되기도 한다.
봄에 태어나서 첫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이 돌아와서, 첫돌 즈음에는 심히 앓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 한 번 더 심장을 서늘하게 하더니 다시 돌아온 늦가을
어느덧 단풍은 절정을 맞고
작년 이맘때쯤 시아버님과 함께 아가 모습을 담았던 공원에는 다시 낙엽이 지고 있다.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새롭고 낯설었던 첫 돌을 지나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두 돌을 향해가고 있고
함께 양육에 동참하는 양가 부모님들은, 속칭 '키운정'을 날로 실감하시는지
와서 돌보고 가시면 보고 싶다고 더 아기앓이를 하는 말씀을 해주신다.
낳을때도, 혼자 잘 키울 자신이라고는 전혀 없었지만,
함께 키우는 대 공동양육의 현장은 어떤 모습이냐면.
아이가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바로 단톡방에 자세하게 상황을 알린다.
도울 수 있는 도움은 구하고, 얻을 수 있는 조언은 얻기 위해서.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를 통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임에도
여전히 아날로그는 중요하며, 정말 이 아기를 나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다.
출퇴근 속에서 잠시잠시 보는 아기는 정말 금방 크고
그런 아기를 돌보는 기쁨과 고달픔은 늘 존재하지만,
요즘 나는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행복한가?"
행복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반응만 있던 내가 아기를 낳고서는 '이게 행복인가' 라는 느낌을 여럿 받았는데
여전히 나는 행복하다.
물론, 육체적인 힘듬은 존재하지만, 정말 이 작은 영혼이 주는 기쁨은, 다른 어떤것에도 비할 수 없는 것이기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어떤 상황이든 나에게 함께 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신랑과 부모님 덕분에,
여러 어려운 상황도 함께 지나가고 있음에 감사하고
결실의 계절,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있는 아가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친정아빠가 써준 시처럼, 넓고 넓은 우주에서 우리를 만나러 와준 아가에게 너무나도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