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육아 갓생 일기
- 등록일 : 2023-10-26 13:55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용준원
- 조회수 :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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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모님의 아들로 태어나 한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여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느끼는 평온함과 안락함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맞벌이 부부로 바쁘게 살면서도 우리 가정의 화목을 위해 매일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는 두 아이들을 출산 후 둘째 아이가 세 살이 되던 해에 직장에 복직을 하였습니다. 엄마와 가정에서 지내던 아이들도 아내 복직과 함께 어린이집으로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들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병원 진료로 업무 중 급하게 휴가를 내야하는 저희도, 저희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아픈 아이들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아내와 상의 끝에 저는 기관에서 최초로 남직원 육아휴직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의 육아휴직 소식에 직원 모두가 놀랐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엄마만 찾던 ‘엄마 바보’, 엄마 곁에 딱 붙어 있는 ‘엄마 껌딱지’들이었습니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던 아이들과 이번 기회를 통해 아빠랑 노는 법을 하나 둘씩 배워가기로 했습니다.
먼저 제가 맡은 첫 번째 임무는 아이들의 등·하원이었습니다. 아이들을 픽업하는 곳에는 엄마들이 대부분이여서 처음에는 수줍고 어색했지만 아이들을 위해 당당해지기로 결심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인사하는 것도 점차 편해지긴 했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들 방학을 기회로 엄마 없는 나들이를 계획했습니다. 셋이서 물놀이장도 가고, 키즈 카페도 가고, 놀이동산, 동물원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을 검색하여 찾아 다녔습니다. 지금껏 아내 없이 해본 적이 없는 일이라 낯설기도 했고, 무엇보다 타인의 시선들이 신경 쓰였습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엄마 없이 아빠 혼자 키우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역시 아내의 빈자리가 크긴 컸습니다. 아내가 함께 있었으면 다양한 간식을 챙겨가서 아이들과 맛있게 먹었을텐데 모든 것이 서툰 아빠라 과자 몇 개만 달랑 챙겨갔습니다. 더군다나 많은 엄마들 틈에 끼지 못하여 아이들과 한쪽 구석으로 밀려나 겨우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너무 순수한 표정으로 해맑게 과자를 먹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뒤로 그 상황이 초라하게 느껴져 아이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러나 모험과 같은 경험들이 한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니 자신감도 생기고 당당해졌습니다. 딸 아이 머리도 질끈 묶을 수 있는 솜씨도 생겼고, 공주 치마를 좋아하는 딸에게 맞춤형으로 머리핀, 목걸이 등 악세사리로 코디 해주는 센스도 생겼습니다.
그렇게 회사에 나가 일하는 아내를 대신하여 엄마 자리를 메꾸다보니 아이들과의 추억은 차곡차곡 쌓였고 아이들과 사이도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어느 날부터는 엄마보다 아빠인 저를 먼저 찾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이 들어 육아휴직에 대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육아휴직은 대학 졸업 후 쉼 없이 직장 생활을 해왔던 제 자신에 대한 휴식이자 보상이었고, 아이들을 등원 시킨 후 자유 시간에 운동, 세차 취미 생활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더 이상 육아와 집안일은 아내를 ‘돕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 피곤한 몸으로 육아와 집안일까지 척척 다 해 온 아내가 대단한 슈퍼우먼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들어 아내에게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아내 역시 한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두 번의 임신과 출산으로 남매 엄마가 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포기하고 살았겠구나.’는 생각이 들어 제 휴직기간 동안만이라도 아내에게 많은 자유 시간을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수다도 실컷 떨고, 미혼 때 그토록 좋아했던 연극, 공연을 볼 기회도 마음껏 줬습니다. 처음에는 저의 육아를 못 미더워하던 아내도 저를 믿고 아이들을 맡기고 자유부인으로 나가 즐기며 육아에서 벗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돌아오곤 했습니다. 육아휴직에 대한 저희 가족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고, 제가 느낀 솔직한 경험담을 주변에 이야기하며 지금도 지인들에게 아빠 육아 휴직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엄마) 육아휴직에 이은 두 번째(아빠) 육아휴직을 마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현 직장에 돌아왔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온 가족이 출근과 등원, 등교 전쟁을 치뤘지만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날이 오면 지금 일어나는 일들도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부모육아휴직’은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아주 큰 밑거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사랑하는 우리 가족과 행복한 가정 생활을 해 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