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소중한 시간들
- 등록일 : 2022-11-13 22:59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장승훈
- 조회수 : 1319
- 첨부파일 소중한 시간들.hwp 다운로드
- 첨부파일 20220618_220511.jpg 다운로드
- 첨부파일 20220703_142754.jpg 다운로드
<소중한 시간들>
“언제와? 몇 시 퇴근이야?”
오후 5시쯤만 되면 어김없이 오는 아내의 문자 내용이었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도 아내가 늘상 물어보던 퇴근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태어난 뒤로는 퇴근 시간을 물어볼 때마다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아내 혼자 집에서 육아 전쟁을 치르며 고군분투 중인데, 조금이라도 늦게 퇴근하는 것이 눈치 보였다. 아내가 면박을 주거나 한숨을 쉬는 것도 아닌데, 혼자 괜스레 찔리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보금자리로 조금이라도 일찍 가기 위해, 나는 오늘도 시간을 쪼개고 쪼개며 일을 했다. 일을 빨리 끝마치고 가서 내가 만든 나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내비에 스윗홈이라 저장되어 있는 우리 집에 도착하면 아내는 항상 도영이를 안고서 환대를 해준다.
“왔어요?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 도영아, 아빠 왔다. 아빠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해봐.”
그 따뜻한 환대는 일하느라 고단했던 나의 하루를 씻어주는 의식 같은 것이었다. 환대를 받으며 들어서면 항상 루틴은 정해져 있었다. 들어와서 씻고 아기를 안아주고, 눈을 맞춰 웃어주는 것을 시작으로, 마지막 분유를 먹이고, 아기와 놀아주고, 자연 동화책을 읽어주고 잘 자라고 인사해주는 것이었다.
이 소중한 루틴을 잃어버릴 수 없어, 친구들과의 만남도 자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구는 나에게 아들 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맞다. 나는 하루 중 유일하게 아들과 교감하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일을 하러 나가는 순간에도 아들과 함께 시간을 더 보낼 수 없음이 아쉽고, 아들이 자러 들어갈 때에도 더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들 때가 많다.
우리 아버지는 참 친절하고 자상한 분이셨다. 하지만 타지에서 일을 하느라 나와의 시간은 물론 어머니와도 시간을 많이 보내지는 못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아내와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것이었다.
아내는 도영이를 키우는 주양육자이지만 항상 육아에 대해 나와 상의해준다. 아들이 현재 섭취하고 있는 수유양부터 수면시간, 컨디션, 몸 상태, 몸에 바르고 있는 화장품들과 놀이 용품들까지 육아에 대한 모든 것을 친절하게 나와 공유해준다. 육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해결해나가고자 노력한다.
나는 아내의 소통이 참 좋다. 내가 육아에 대한 고민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 고맙고, 육아에 대한 지식을 전달해주는 것도 참 고맙다. 그래서 아내가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기사 등으로 육아 관련 정보를 전달해줄 때면, 나는 열심히 그것들을 읽고 습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와 아내의 정성과 노력을 모두 알아줄 필요는 없고, 아주 조금만이라도 도영이가 알아준다면 고마울 것 같다. 훗날 도영이가 지금의 시간들을 추억할 수 있다면, 아이의 뇌리에 행복이 박혀있다면 그것만으로 족할 것이다.
아이의 행복 뇌로를 위해, 오늘도 나와 아내는 열심히 육아에 임한다. 이유식으로 쓸 소고기를 한우로 할 것이냐, 청정 호주산으로 할 것이냐 부터 안심으로 할 것인지 우둔살로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무엇이 아이에게 최고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부모가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