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아빠의 주말
- 등록일 : 2022-11-12 09:27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이정수
- 조회수 : 1137
2016년 마흔 넘는 나이에 결혼에 2017년 세상에서 가장 예쁜 집사람이 하늘에서 천사를 한 명 나에게 안겨 주었다, 그날 난 울고 아빠라는 별명에 생긴 날이기도 하다.
우리 집은 맞벌이 부부인데 난 직장 생활을 하고 아내는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토요일은 아내는 일하러 가면 아들과 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날씨가 좋은 날엔 공원에서 자전거도 타고 요즘 아들이 클라이밍 재미있는지 자주 상무공원에 가자고 한다. 그래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즐겁게 놀고 오곤 한다.
그 모습을 본 아내는 늘 나에게 아들에게 하는가 반만 본인에게 해주면 정말 광주에 최수종이 될 거라고 하면서 질투 아닌 질투를 한다.
저번 주말에 강천사에 놀러 갔다 오는 길에 처음으로 아들하고 담양온천을 들렸다. 아들은 아빠와 첨으로 가는 목욕이 좋았는지 아니면 거기가 수영장 인지 알았는지 빨리 가자고 난리가 아니었다. 여기저기 탕을 돌아다니면서 손에 차고 있는 욕장 열쇠를 분실하고는 본인도 놀란 듯 아빠 열쇠 잃어버렸어 하는데 그 표정이 나는 너무도 귀여웠지만 아들은 이네 눈에 눈물이 고일 듯 큰일이 난 듯 어찌할줄을 모르는 것이다. 다행히 금방 찾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아들하고 처음 간 목욕탕에서 갑자기 어릴 적 아버지와 주말에 둘이 다녔던 동네 목욕탕 생각이 나는 것이다. 난 주말이 되면 늘 아버지와 목욕탕 가는 걸 좋아했다. 그 건 목욕을 하고 나오면 아버지는 늘 공물을 사주셨다. 그게 어찌나 맛있었던지 목욕보다는 그걸 먹기 위해서 늘 주말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그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나도 이제 아버지 나이가 되어서 보니 아빠와 아들이 서로 부대끼고 장난하는 모습에서 나도 성장하는 걸 느낀다.
그런데 아내는 내가 네가 아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게 보기 안 좋아 보인가 나에게 너무 다 해주지 말고 한다. 나도 안다. 이제 스스로 하게 두어야 하는 걸 그런데 그냥 6살 아들의 키다리 아빠로 살고 싶은 마음이다.
아들과 만 5년을 지내면서 나도 아빠가 처음인데 그 모습을 보면 아버지가 내게 해주은 것들을 그대로 하고 있는 걸 보면 나도 자주 놀라곤 한다. 이런 게 내리 사랑인가.
요즘 아들을 보며 드는 생각은 내가 이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이 아이 덕분에 내가 성장하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마음은 어떤지 관찰하는 나를 본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이런 성장을 하리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