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공모전] 딸이 둘이기에 망정이지
- 등록일 : 2022-11-02 11:08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문순덕
- 조회수 : 3556
제목 ; 딸이 둘이기에 망정이지
“엄마! 광주 아이키움에 응모 한번 해보세요. 엄마가 우리 애들 양육해주시잖아요 ㅎㅎ”
“양육은 무슨- 잠깐 보호해주는 건데”
그냥 있다가는 둘째 딸의 말을 무시하는 것 같아 펜을 들었다.
둘째 딸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갖고 출산하기까지 별 생각이 없었다. 출산할 때 딸이 다리 감각을 느끼지 못하도록 난산이었는데 한 달도 되기 전에 저녁 무렵 아이가 고열이 나서 몸도 성치않은 딸과 갓난아이를 안고 정신없이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음질쳤던 일이 먼저 떠오른다. 일주일이 되도록 원인도 모르고 열이 내리지 않아 속을 태웠었다.
병실에서 아이를 안고 눈물짓는 딸에게 뭐라 말도 못하고 옆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우리 딸을 얼마나 애가 닳았을까 지금 새삼 되돌아 생각이 된다.
아이가 10개월쯤 되었을까, 어느 날 베이비룸 울타리에 등을 기대고 서서는 양팔을 양옆으로 탁 걸친채 씨익-웃으며 나를 바라볼 때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딸의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고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할때부터는 하원을 담당했다. 오후 3시경 아이를 데리고 와서 딸이나 사위가 오기까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의 하루일과인데 무슨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낼까가 나의 숙제다.
소꿉놀이, 병원놀이, 술래잡기, 공놀이, 달리기 등 어떤 놀이를 할까가 나이 60이넘어서 하고 있는 매일의 고민이다. 거실 중앙에 뿡뿡이 의자를 놓고 왕복달리기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의 흥에 맞춰 함께 달리기를 하게 된다. “한번 더!” 아이는 지치지도 않고 달리기를 하자고 한다. 내가 지쳐서 “우리 이제 소꿉놀이 할까? 할머니 배고파 맛있는 것 좀 해줘”하고 놀이를 바꾸곤 했는데 이제는 벌써 4살이 되어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아침 밥 먹을 때도 엄마의 책 읽어주는 소리와 더불어 밥을 먹는다.
그런 율이가 2021년 12월 나의 첫째딸의 출산으로 조카 동생을 만나고, 2022년 4월에는 친동생을 만나 벌써 동생이 둘이나 되었다. 한동안 동생 분유병을 빨아보고 동생 누운 잠자리에 누워 ‘응애 응애’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등 동생 흉내를 내며 사랑을 빼앗긴 위기감을 보이는 행동이 있었으나 지금은 동생 기저귀도 챙겨주고 말 못하는 동생에게 이야기도 들려주는 예쁜 언니 노릇을 하고 있다.
큰 딸이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잠깐 도와주다가 지금은 아이가 둘이나 되는 둘째 딸을 도와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큰 딸을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내 아이들 키울 때는 그저 힘이들어 예쁘다는 생각도 미처 못하고 키웠는데 지금 외손주들을 보는 나의 마음은 아이들 손짓하나 옹알이 하나하나 귀엽고 또 사랑스럽기만 하다. 아이들 돌보는 일이 몸이 참 고달프기는 하나, 웃음없는 내게 큰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 두 딸이 가까이 살아서 참 다행이고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데 마음같이 몸이 따라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딸이 둘이기에 망정이지 셋이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 하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해본다. 나의 두 딸들이 아이들 키우는데 엄마 노릇을 잘 하고 있어서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글을 통해 전해본다.
나의 딸들아 엄마가 사랑한다
우리 외손주들 모두 모두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