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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체험수기공모전 ] 꼬맹이 소풍 가는 날

D+772. 꼬맹이 소풍 가는 날.


아침 다섯시에 알람을 맞춰놓고도

못 일어날까봐 새벽에도 몇 번을 잠이 깼다.


평소 김밥을 먹으면 단무지만 먹는 꼬맹이인지라

민서가 좋아하는 꼬기는 크게 한 개, 단무지는 작게 두 개,

계란, 오이 넣고 당근은 아주 작게..


<귀여운 민서처럼, 귀여운 도시락>
 


민서가 좋아하는 과자 따먹기 놀이.

어쩐지 손 안 대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고 있다 했더니..

다음 컷에서 바로 손으로 과자 잡고 드셔 주신다는.


<과자따먹기 게임> <과자따먹기 게임! 게임은 정정당당하게!><무릇 과자는 손으로 먹어야 제 맛!>


쿠우~ 라는 신세계도 경험하고

절대 사주지 않았던 칸초도

소풍이니까 맛 볼 수 있었던,

꼬맹이에겐 여러모로 의미 있는 소풍날.


<소풍의 묘미는 점심시간이쥐!> 



이른 아침.

졸린 눈을 겨우 뜨고 김밥을 말고 있자니

20년도 더 된 학창시절 소풍날이 생각났더랬다.

 

행사만 잡으면 비가 오던 비운의 학교를 다녔던 터라

소풍 전날 밤하늘에 달무리라도 져있으면

행여 내일 비가 올까 잠자리에 들면서도 노심초사했던 어린 시절.

 

엄마의 달그락거리는 기분 좋은 그릇 소리에 눈이 번쩍 떠져서

바쁜 엄마 옆에 앉아 재잘재잘 수다를 떨다가

엄마가 잘라주시던 김밥 꽁다리 하나에 기분이 째지던 그 어린 시절.

 

엄마도 나처럼

어린 아이의 소풍 김밥을 싸면서

오늘 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오기를

기분 좋은 일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셨겠지.

 

졸음이 몰려오는 점심시간.

어린이집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진에

마음이 말랑해져서

소풍 후 모두 골아떨어졌다는 선생님의 문자에

무사히 다녀와서 감사하다는 답문을 보내고는

꼬맹이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본다.

 

네가 있어 참 세상이 감사하단다~

스릉흔다~~내새끼!

 
<나도 헬로카봇 옷 있는데..힝>

뱀다리. 기분 좋게 등원한 민서 앞에 나타난 건

민서가 좋아하는 헬로카봇 옷이랑 똑같은 옷을 사서 입고 나타난 태건이형아.

민서 기분 급 하강하여 우울해짐.

그런 민서를 아는지 모르는지..

버스 안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태건이와 아랫입술 지그시 깨물고 있는 김민서.

민서야! 오늘밤엔 헬로 카봇 옷 입고 자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