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공모전] 너와의 110일 기록
- 등록일 : 2022-10-27 17:06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남이슬
- 조회수 : 4354
주변에서 사람들이 말했다.
둘째를 낳아야 한다고.
둘째를 낳고 보면 첫째와 다르게 또 다른 느낌이 들고 또 다르게 예쁘다고
하지만 난 이 말을 무시했다.
왜냐.
첫째, 출산의 과정이 참 숭고한 일이지만 수술한 나에게는 공포였던 기억이 날 사로잡았다.
이건...제왕절개를 반신마취하고 정신이 깨어 있는 상태로 수술한 엄마라면 알 것이다.
둘째, 신생아를 키우면서 잠 못 이루는 생활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이걸 내가 또 감내할 수 있을 것인가.
셋째, 육아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우울함이 몰려온다. 이젠 그 시기를 지나 첫째를 어린이집 맡기고 나도 시간을 가질만 한데 다시 육아에 사로잡혀 있을 것인가.
넷째, 수면교육/이유식/배변훈련 이 모든 것을 다시 새로 시작할 것인가
다섯째, 기타 육아를 하면서 겪게 되는 매운맛 육아
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 2배의 육아를 강행할 수 있을까? 했을 때 나는 무조건 “NO”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태아를 품고 함께 시간을 가지는 그 순간(태동), 태아의 향기 등이 향수병과 같이 느껴지던 때가 찾아왔다.
“만약에 한 명 더 생긴다면 낳고 싶다”
그렇게,,,21.11월 겨울 리치가 엄마에게 왔다.
1. 널 만나는 과정1_엄마만의 누릴 수 있는 특권
아가야!
탯줄이 무엇인지 아니?
엄마와 우리 아기를 연결하는 수단이 탯줄이란다.
탯줄은 생명과 직결되기에 우리 아가가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한거야.
우리 아기는 엄마와 연결된 탯줄을 통해 엄마 뱃속에서 쑥쑥 성장했지.
태아가 성장하는 과정은 참 경이롭고 신비스러워.
뱃속에서 한 생명이 자라난다는 것
심장이 뛴다는 것
움직임(태동)이 느껴진다는 것
이건 엄마가 되는 사람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지.
엄마만의 누릴 수 있는 특권.
특권 누릴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2. 널 만나는 과정2_우리의 만남이 다가온다.
아가야!
엄마는 형아를 수술해서 낳았기 때문에 우리 아가도 수술을 해야했어.
원래 예정일은 22년 7월18일 이였지만 분만 진통을 느낄 수 있기에 날짜를 앞당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사선생님의 조언이 있었지.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언제가 좋을지 몇날 몇일을 고민하다 정했어.
널 7월8일에 만나기로!

3. 널 만나는 과정3_D-DAY
아가야!
드디어 우리 아가를 마주하게 되는 날이란다.
근데 엄마는 잠을 한숨도 못잤어.
왜일까?
설레서 그랬을까?
처음에는 설레서 잠을 설쳤는데 새벽1시부터 배뭉침과 이슬비침 등으로 인해 배가 너무 아프기도하고 우리 아기 잘 있는지 걱정되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
엄마가 되는 과정은 이처럼 기쁨도 있지만 고통이 많이 따른단다.
엄마는 아침까지 밤새고 산부인과로 출발했어.
도착해서 엄마는 또다시 고통을 참아야했지.
팔에 굵은 수액 바늘을 여러번 찌르고...제모를하고...진통을 느끼고...
드디어 엄마는 12시가 되어서야 수술대에 올랐어.
그 시간 밖에는 비가 참 많이 내렸었지.
빗소리를 상상하며 엄마는 마취가 시작되었고 스르르 잠이 들었지.
우리 아가는 엄마가 잠든 사이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단다.
*엄마가 형아를 낳을 때 반신마취를 했는데 아픔은 느껴지지 않지만 수술에 대한 느낌이 상상되니깐 그 충격이 그대로 전달되서 마취풀릴 때 경기를 하게 되었어.
그래서 엄마는 우리 아가 낳을 때 수면마취해서 엄마가 잠든 사이 나오게 된거야~
엄마가 먼저 봤어야 하는데 바로 보지 못해서 미안해.
대신 아빠한테 우리 아가 꼭 바로 확인하고 사진찍어 주라고 했단다.

4. 만남1_생후2일차
너무나도 작고 소중한 우리 아가 수유를 하려니 너무 가볍구나
이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나왔다니!
처음이 아닌데 수유하는 것이 낯설다...3년만에 하려니 낯설고 형과 달라 낯설고
모든 것이 낯설다.
근데 너무 귀,엽,다
손가락, 발가락 너무 작은데 손톱이 있고 작은 입은 오물오물 우유를 먹고 눈을 깜빡이더니 눈을 뜬다!!!!
악- 이건 뭔가!!!
찰칵찰칵
일단 이 귀여움...찍고보자^^

5. 만남2_생후5일차 심장이 쫄깃한 하루를 보내다.
처음 마주하며 수유하러 갈 때 얼굴빛이 좀...노리끼리한 느낌이 들었지만 엄마를 닮아서 그런건가 싶어서 물어보지 않고 지나쳤단다.
근데 이게 무슨 일이니
황달이란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당장 황달안대를 구매하고 황달치료 입원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을 해주셨단다.
황달이란 것이 신생아기들에게 흔한 증상이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됨을 알고 있음에도 막상 와닿으니 순간 침착해지지 않더라고.
당시 엄마 혼자 있었기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아빠는 형아를 케어해야하기에 엄마 혼자 입원해있을 시기였음) 간호사에게 몇 번이나 확인을 하며 필요한 절차 설명 듣고 부랴부랴 황달치료입원수속을 밟고 치료가 시작되었지.
그렇게 한시름 놓는가 싶었는데 신생아실에도 다급하게 오라는 콜을 또 받고 엄마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 앉는 거 같았어.
무슨일이지???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시간도 아까워 계단으로 아픈 몸을 이끌며 갔지.
심장에 잡음이 들린데...ㅜㅜ심장정밀초음파를 빨리 진행해야할거 같으니 싸인을 하래.
허둥지둥 싸인을 하고 엄마는 불안, 초조의 마음으로 결과를 하염없이 기다려야했어.
그때의 마음을 담은 내용을 아기수첩에 적었단다.
결과는 오후에 나왔고 ‘심실중격결손’이라는 진단을 받았어.
심장으로 통하는 경로에 구멍이 출산과 동시에 닫혀야는데 2개의 구멍이 닫히지 못하고 열려 있데. 수술할 정도로 위험한 부위 구멍이 아니고 사이즈가 작아서 괜찮을 거지만 큰 병원가서 추적검사를 주기적으로 해야될거 같다고 설명해주시며 소견서를 작성해주셨단다.
애써 태연하게 설명을 받고 나왔지만 엄마는 이 내용을 아빠에게, 친정엄마에게 설명을하며 눈물을 머금었단다.
그렇게 눈물을 머금으며 잘 참았는데 널 수유하러 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
건강하다고 방심해서 그런건 아닌지, 엄마가 건강을 잘 못 챙겨서 그런건 아닌지 모두 엄마의 탓인 것만 같아서 황달치료 안대를 쓴 너의 모습을 보고 꺼이꺼이 울다가 나왔어
아...이 때를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


6. 우리가 함께한 시간1_생후 한달
엄마는 우리 아가가 퇴원하면서부터 먹는 양, 대변 횟수, 수면을 체크했어.
세상의 빛을 본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환경을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인데 잘 먹고/ 중간중간 깨며 보채지만 잘 자고/ 잘 싸는 널 보며 한 달을 잘 살아준 것이 고마워 엄마는 성장달력을 꺼내 찰칵 기념했단다.

7. 우리가 함께한 시간2_생후35일
하루하루 소중한 우리 아가
예쁜 노란 꼬까옷 입은 것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우리 아가는 싫은지 얼굴을 찡그리는구나.
우리 쪽쪽이 한번 물어볼까?
어라? 가만히 있네?
노란 꼬까옷 입고 쪽쪽이한 모습이 너무 귀엽잖아.
우리 아가의 생애 첫 쪽쪽이 장면 나중에 크면 보여줘야지~ 생각하며 찰칵 남겨본다.

8. 우리가 함께한 시간3_생후40일
어느 화창한 날.
잠든 너의 모습마져 사랑스러운 날
잠든 너를 당장 안아 깨우고 싶은 마음 꾹 참으며 카메라에 담아본다.
일어나면 뽀뽀해도 되니?

9. 우리가 함께한 시간4_생후45일
이리보고 저리 보아도 어여쁜 내새끼
이리 입혀도 저리 입혀도 어여쁜 내강아지
엄마는 오늘도 너의 모습을 담기 위해 패션쇼를하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 담는다.

10. 우리가 함께한 시간5_생후50일
스튜디오로 가서 성장앨범을 찍으면 더욱 멋스럽고 예쁘지만 엄마랑 아빠는 자연스러운 멋스러움을 추구하기에 50일 셀프촬영을 해주기로 했어.
엄마는 일주일 전부터 셀프촬영대여 사이트를 열심히 검색했고 컨셉을 구상했어.
구상이 끝난 엄마는 인터넷으로 결제를 하고 50일에 맞춰 도착한 물품을 갖고 아빠랑 열심히 우리 아가 셀프 성장앨범을 찍어주었단다.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어설퍼보이지만 엄마, 아빠 눈에는 우리 아가 50일 사진이 세상 멋지고 예쁘다.

11. 우리가 함께한 시간6_생후60일
우리 아가 천사니?
“여러분~ 우리 호열이가 통잠을 자려해요.”
수면교육을 따로 한 것이 아닌데 점점 수면시간이 늘어나는건 무슨일이니.
형아는 4-5개월쯤 돼서야 수면교육하며 백색소음 원없이 들었는데
우리 호열이는 따로 수면교육없이 밤9시 잠들기 전 수유를 하고 불을 끄고 조용한 환경을 조성해준 것이 끝인데
새벽2시까지 자더니,,,,4시까지 자고,,,,6시까지 자는 것이 아닌가.
너 뭐야?
엄마 이렇게 설레게 해도 되는거야?
아침 6시까지 통잠을 자주면 엄마 어쩌라는 거니.
덕분에 엄마 너무 행복하잖니~
잠을 푹 잤더니 엄마도 기분이 좋고 우리 아가도 기분이 좋고 룰루랄라
신나게 아기체육관 해보자!

12. 우리가 함께한 시간7_생후70일
산뜻하게 빨간색 옷을 입고 터번을 쓴 너의 모습
사랑스럽다.
귀엽다.
이건 무조건 남겨야한다.
카메라를 들고 엄마는 재롱을 떨며 사진을 찍어본다.

13. 우리가 함께한 시간8_생후80일
콜록콜록
6개월까지는 면연력이 있어서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데 우리 아기는 형이 있어서 그런지
감기를 이기지 못하는구나.
코가 그렁그렁
에취에취 기침
너무나도 안쓰러운 첫 감기
벌써부터 감기약을 먹다니...안돼ㅜㅜ
안쓰러운 내새끼 감기약 먹고 얼른 낫자

14. 우리가 함께한 시간9_생후90일
엄마는 빵을 너무 좋아해~
그래서 빵을 먹으러 갔지.
근데 여기 분위기 왜이렇게 좋니
아빠한테 우리 아가 안고 있는거 한컷 찍어 달라고 했지~
근데 엄마도,,,호열이도 준비가 안됐는데 아빠 벌써 찍었니?
아빠는 뭐가 그토록 바빴을까? 궁금하네^^

15. 우리가 함께한 시간10_생후100일
아들~
100일 축하해~
체중 : 2.89kg ⇒ 7kg
신장 : 50cm ⇒ 63cm
두위 : 32cm ⇒ 55cm
흉위 : 30cm ⇒ 음...몇일까?ㅎ
백일잔치라는 것이 예로부터 100일을 넘기면 백 일 동안 건강하게 자란 아이에게 잔치를 벌여 축하해 주었다고 해.
엄마도 우리 아기 건강하게 잘 성장해주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축하해주기 위해 엄마 나름 열심히 소품을 준비하고 떡을 준비했단다.
또한 우리 아기의 건강한 성장을 축하하기 위해 가까운 가족들이 모였어
모두가 축하하기 위해 모였는데 우리 호열이는 기분이 좋지 않았어.
졸리고, 배고프고, 불편하고 했거든.
어른들의 시간과 아기의 타이밍을 고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란 걸 느끼며 울고 자지러지는 널 붙들고 사진을 찍었단다.
그런데 너무 막 찍었을까?
밤에 살펴보다가 주인공 사진이 이건 아니다 싶어서 엄마는 아침에 우리 호열이가 가장 기분 좋은 타이밍을 찾아 미니 상차림을 차리고 사진찍어 주었단다.
엄마의 정성이 느껴지니?

16. 100일 기념 선물
생후 한 달되었을 무렵 우리 호열이 태어났던 병원의 소아과를 갔는데 심장잡음을 발견한 의사선생님께서 영유아건강검진을 봐주시게 된거야.
그때 청진기로 심장소리를 듣고 알려주셨는데 현재까지도 소리가 좋지 않으닌깐 1~2달 더 미뤘다가 큰병원가서 초음파 검진을 하라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100일을 넘기고 광주기독병원을 예약해서 가게 되었단다.
초음파, x-ray 검진을 하면서 의사선생님은 신중하게 체크해주셨어.
엄마는 너를 잡아주며 긴장을 계속하고 있었지.
엄마는 그래.
아기가 아프면 결과가 괜찮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 긴장을 하게 되거든.
그렇게 모든 검사가 끝이나고 결과를 듣는 시간.
두둥!
이게 무슨일이니.
뚫려있던 구멍 2개 중 한 개는 닫히고 나머지 한 개는 정밀하게 잘 보지 않는 이상 안보일 정도의 크기이기에 5~6개월 시간 지나면 자연스레 닫힐 거 같으니 추적검사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어.
엄마에게 100일 선물을 선사했구나.
고맙다 아들!
10월18일 이 날을 기억하며

둘째가 태어날 당시 조금이라도 아픈 것이 모두 나의 탓인 것 같아 아픈 손가락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애정이 가게 되더라고요.
애정을 갖고 살펴봐서 그랬을까? 둘째가 점점 더 예쁘게 느껴지고 매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또 그만큼 둘째가 예쁜 행동을 보이니 애정이 배가 되고 있습니다.
소중한 매 순간을 지나칠 수 없어 사진과 함께 일기 형식으로 담아냈습니다.
지금까지 110일 기록을 적었지만 계속해서 200일...300일
매 순간을 기록하며 행복한 시간 잊지 않으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