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체험수기 공모전] 처음 겪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 등록일 : 2022-10-21 15:25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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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있다. 언제 아기가 크나 생각을 했는데 벌써 6개월이 되었다. 광주에서 진행 한 신혼부부 검진을 통해 가족계획을 하게 되었고, 처음 겪는 임신 증상으로 다양한 몸의 변화와 마음의 변화를 겪었다. 음식 하나 먹는 것도 신경을 쓰게 되고 작은 상처에 바르는 연고조차 바르지 못했다. 좋아했던 향이 강한 음식들은 쳐다보지도 못하게 되었고, 호르몬 때문으로 감정의 변화가 컸고, 작은 일에도 속상함을 느꼈다. 특히 몸이 무거워지고 다리가 부으면서 통증이 심해졌다. 그러나 배안에서 아기의 존재를 느낄 때마다 신기하면서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처음으로 아기를 느낄 수 있는 태동을 느꼈을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태동이 느껴지는 배를 만졌다. 점점 커지는 배를 보며 걱정과 기대감이 동시에 들었다. 그러다가 임신 말기가 되어서 코로나에 걸렸다. 이제 막 임산부를 대상으로 백신을 맞는 상황이라 백신을 맞지 못한 상태였다. 몸이 심상치 않아서 키트를 했는데 전 날의 음성이 다음날 양성이 되었다. 눈물을 흘리며 시청으로가서 pcr검사를 받았다. 임산부라고 하니 감사하게도 우선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역시나 양성이 나오고 방에서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몸살처럼 시작해서 온몸이 근육통이 오고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기침과 가래 모든 부작용을 겪었다. 그때 당시에는 임산부에 대한 대책이 부족해서 심할 경우 119에 연락하라는 안내만 받았다. 격리 중 태동이 없어서 더욱 걱정이 되었고 열이 심할 때는 타이레놀만 먹으며 꼬박 5일을 고생했다. 격리 해제 후 즉시 산부인과에 상황을 설명하고 검진을 받으니 아기는 몸무게가 늘지는 않았지만 씩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정말 고맙고도 미안했다. 코로나 때문인지 초산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기는 40주가 되어서도 나올 생각을 안했다. 유도분만 하루 전날 이런 엄마 마음을 알았는지 기특하게도 진통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진통은 5분 간격이 되었고 아침에 서둘러 병원을 갔다.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는 진단과는 다르게 더디게 진행이 되어 12시간이 훌쩍 넘어서 드디어 아기를 만났다.
처음 아기를 보니 정말 작고 소중했다. 너무 작고 여린 아기라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도 안는 것도 어려웠다. 코로나로 교육이 없어 목욕법도 모른 상태로 집으로 오게 되었다. 아기는 2시간 마다 깼고 아직 치료가 필요한 몸은 금방 지쳐갔다. 상황 상 도우미를 쓰지 못하고 온전히 혼자 아기를 돌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출근을 해야 하는 남편 때문에 이틀 삼일 계속 잠을 못자다보니 정말 이러다가 쓰러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친정엄마께 연락을 해서 도움을 받으니 이제야 아기의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항상 잠이 부족했는데 50일이 넘자 아기가 4시간을 넘게 잤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기가 나와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지어주자 정말 피로가 풀린다는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기는 점점 커져갔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졌다. 무언가를 잡기도 하고 눈을 뜨고 노는 시간이 길어졌다. 100일이 되자 아기는 조금은 앉을 수도 있었고 나와 의사소통이 조금씩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잠을 길게 자기 시작하며 육아에 조금 더 활력이 생겼다. 아직 물론 새벽에 계속 깨지만 그래도 조금은 사람답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아기가 처음 소리를 내서 웃었을 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이제 이유식을 먹으며 다양한 표정을 짓는 아기를 보면 정말 귀엽고 행복하다.
육아로 인한 행복은 다른 행복과는 결이 다른 행복 같다. 결혼 생활은 육아를 기점으로 크게 달라진다고 하는데 정말 그 말이 맞았다. 힘든 점을 말하자면 정말 끊임없이 다양한 이유를 말할 수 있지만, 그 모든 힘든 점은 아기와 함께함으로써 느끼는 행복감으로 극복할 수 있다. 신혼의 로맨틱함 대신 전우애가 쌓이지만 보다 든든해진 가족이 되었다. 아기가 아플 때면 내가 수 배로 아파도 좋으니 제발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은 나에게 아이를 위한 책임감을 주었다. 그 책임감은 때로는 무겁게도 느껴지지만,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무게다. 앞으로 아이과 함께 할 미래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