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육아응원단] 아이와 함께 일하는우리가족 여름나들이
- 등록일 : 2026-08-25 00:00
- 카테고리 : 카테고리 없음
- 작성자 : 남성육아응원단 광산구
- 조회수 : 65

작성 : 2026년 광주여성가족재단 남성육아응원단 광산구 대표

아이에게 ‘노동’을 어떻게 설명할까?
광산구 「일하는 우리가족, 여름나들이」에서 만난 일하는 시민 예술제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보고, 듣고, 체험하는 일은 늘 즐겁다. 그런데 가끔은 아이에게 설명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주제를 만날 때가 있다.
이번에 광산구에서 진행한 「일하는 우리가족, 여름나들이」에 참여하면서 그랬다.
이번 행사는 소촌아트팩토리와 소촌아트갤러리 일원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아이와 함께 ‘일하는 시민 예술제’ 전시와 공연을 관람하고 노동을 주제로 한 영상을 함께 보며 굿즈를 만들어보는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자리였다.

평소 아이와 전시를 보러 가면 “이건 무엇을 그린 그림일까?”, “어떤 색이 제일 마음에 들어?” 정도의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런데 이번 전시의 주제는 조금 달랐다.
‘노동’이었다.
사실 아이에게 노동을 설명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노동이 뭐야?”
아이에게 이렇게 질문을 받는다면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너무 단순하고, 돈을 버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노동의 의미를 너무 좁히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능력과 시간을 사용하는 일이기도 하며, 사회를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역할이기도 하다.
더구나 나 역시 노동자의 입장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기도 하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사람을 고용하는 입장에 서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이 나에게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런 마음으로 전시장을 함께 둘러봤다.

전시장에는 여러 작가들이 노동을 주제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나와 같은 평범한 노동자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작품들도 만날 수 있었고 아이와 나이대가 비슷한 아이들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다. 노동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새롭게 느껴졌다.
아이와 작품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최대한 쉽게 설명해주려고 했다.
“이 그림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처음에는 아이도 조금 낯설어하는 듯했다.

그러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노동 관련 영상을 함께 보면서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 이렇게 컸지?’
예전에는 어려운 단어 하나만 나와도 설명하기 힘들었던 아이가 어느새 어른들의 사회와 일에 대해 조금씩 질문하기 시작했다. 아직 모든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가지고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특히 아이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작품이었다.

작품 속에는 로봇과 노동에 관한 이미지가 등장했는데, 아이는 그것을 마치 로봇이 사람들을 공격하러 오고 사람들이 로봇을 피해 숨어 있는 모습처럼 받아들인 것 같았다.
아이의 설명을 듣고 한참 웃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 나름의 방식으로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다.
“로봇이 사람 대신 일을 하면 사람이 일할 자리가 없어지는 거야?”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잠시 생각하게 됐다.
맞아.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것을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기술이 발전하면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생기고, 반대로 새로운 일도 생길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더 효율적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고,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생길 수 있다.
아이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도 어려운 이야기였다.
전시를 보면서 오히려 내가 평소 노동에 대해 얼마나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됐다.
아이에게 정답을 알려주기보다는 내가 이해하고 있는 만큼, 그리고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며 “이 그림은 이런 의미야”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그림 속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로봇이 등장했는지, 사람이 일을 하지 않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전시를 둘러본 뒤에는 아이와 함께 굿즈 만들기 체험에도 참여했다.
전시를 보는 것만으로 끝났다면 조금 어려운 경험으로 남았을 수도 있지만,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시간이 더해지니 아이에게는 훨씬 즐거운 하루가 된 것 같았다.
전시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만들어보고.
배움이라는 것이 꼭 책상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행사장을 둘러본 뒤에는 근처 유노윤호 도서관에 들러 아이와 책도 읽었다.
하루 동안 전시도 보고, 영상도 보고, 만들기 체험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까지 읽으니 아이에게는 그야말로 알차게 보낸 하루였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러 갔다가, 오히려 내가 더 많은 생각을 안고 돌아온 하루.
소촌아트갤러리에서 만난 ‘일하는 시민 예술제’는 그렇게 우리 가족에게 노동이라는 조금 어려운 주제를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가 자신의 일을 갖게 되는 날, 오늘 함께 보았던 작품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억하며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다른 사람의 노동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번 여름나들이를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아이와 함께하는 좋은 경험은 꼭 재미있기만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조금 어렵고, 조금 낯설고, 때로는 부모인 나조차 답을 찾기 어려운 이야기라도 함께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것.
그것 역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행사의 정보를 찾아 보는 법.
- 광산구청 홈페이지
